솔뫼 김성로 2008. 9. 10. 08:22

 

 140*70cm

 

9/9(화)

어유중학교 관사 작업실에서 밤 늦도록 제작하였다.

창밖에는 달과 별빛이 아름다웠으며 가끔 검은 산등성이 너머로 붉고 푸른 신호탄이 터졌다.

조용하니 작업하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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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유지리에 밤이오면
주위가 온통 칠흙이다
검은 산등성이 위로
달과 별들이 어릴적처럼
그렇게 떠있다

새들도 밤에는 잠이 드는가
도둑처럼 발소리 죽이고
검은 나무사이로 걷다가
마른나뭇가지 밟히는 소리에
소스라치며 운동장 한복판으로 나온다

크게 소리치고 싶은데
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달빛받아 하얀 운동장을
검은 나무들이 에워싸고
별들사이로 도둑같은 달이
무표정하게 딴곳을 보고있기 때문이다

밤새
묵향이
거실에서 피어올랐다
까칠해진 눈꺼풀을 애써 밀어 올리며
별빛과 달빛 어둠울 버무려
커다란 화선지 속에 빠져버렸다
엎어져 잠이 들었나
달과 별들도 무표정으로 외면을 하던 밤
새소리에 눈을 뜨니
수묵화 한 점이 거실에 놓여있다.(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