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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어유중학교

[스크랩] 군장병과 함께 하는 어유중 방과후학교

군장병과 함께 하는 어유중 방과후학교

 “군인선생님!고맙습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산골 오지에 위치한 어유중학교(교장 김운상)는 3개 학년, 3개 반에 전교생 39명으로 아주 작은 학교이다. 문산에서도 35KM나 더 들어가야 하는 지리상의 이유로 학생들은 방과 후 사교육은 엄두도 못낼 실정이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학력 증진을 위해 어유중학교 김운상 교장과 김성로 교감, 그리고 제80보병연대 권혁신 연대장이 뜻을 모았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학교 측과 장병들의 자원을 개발하고 특기 적성을 지원하고자 했던 부대 측의 마음이 하나로 소통된 것이다. 이에 따라 먼저 여름방학 기간 중 5일간의 영어, 수학 특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2학기 때는 정식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일 2시간씩 영어와 수학 교과 수업을 주로 진행하되, 어유제를 대비해 태권도, 팝송합창, 재즈댄스 등도 장병들과 함께 하였다. 특히 지난 11월에 있었던 파주시 영어합창대회에서는 전교생이 함께 나가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어합창반을 이끌었던 3357부대 송재섭 병장(성악 전공)은 “처음 경험하는 거라 아이들도, 저도 많이 긴장했었는데 상을 받아 너무 기뻤어요. 아쉬웠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내년 4월이 제대라서 더 이상 이 프로그램에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한다. 영수 수업은 주경돈 병장, 오태성 일병, 송호섭 일병, 한상우 일병, 신윤철 일병, 오세중 이병 등 총 6명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유학파 출신인 오세중 이병(영어담당)은 가장 젊기도 하거니와 유창한 발음으로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얘길 듣고 붙여달라며 담당자를 쫓아다닌 신윤철 일병은 전공은 사학이지만 미국에서 살다온 경험으로 영어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처음엔 교재가 없어 교사용 참고서를 가지고 수업했는데, 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어 휴가 나가서 책을 사와서 복사해서 쓰고 있습니다.” 꿈이 교육자이기에 이 프로그램에 더욱 애착이 간다는 신 일병은 아이들이 쉽게 영어에 다가갈 수 있도록 게임 등을 활용하는 신교육법을 펴고 있다. 또한 PX에 근무하기에 짬짬이 챙겨가는 간식도 아이들이 이 수업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와 연락하고 군장병들을 통솔하는 안성섭 중위는 이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이다. 올 7월 이 부대로 입대한 안 소위는 본인도 수업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각 부대에서 본부로 장병들을 전출하고 지원받고 인솔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가 있기에 아쉽지만 교단에 서지 못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부대 일과 후 자율시간에 하는 것이라 장병들이 시간에 매우 쫓기면서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고맙습니다. 또한 좋은 자원들이 부대 내에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시고 자신의 전공이나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권혁신 연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가장 많은 일을 함에도 다른 사람에게 더 고마움을 갖는 안 중위는 지난 파주시영어합창대회 때는 어유중 전교생에게 자비로 꽃을 선사하기도 한 로맨티시스트이다. 한 학기 동안의 군장병 방과후학교를 마친 김성로 교감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가져왔다고 생각됩니다. 단기간의 활동으로 학력이 금방 증진되진 않겠지만 지금 분위기로 볼 땐 학력 신장도 기대가 큽니다. 더욱이 장병들 덕분에 어유제에서 다양한 장르의 활동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업 후에 학생들과 축구를 하고 청소도 같이 하면서 학생들의 인성지도에도 많은 노력을 해주신 군장병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군인 선생님들과 공부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우리와 말도 잘 통하고 편해요. 더구나 자원봉사라니... 앞으로 선생님들 말씀 잘듣고 열심히 공부할래요.” 2학년 학생들의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좋은 자원을 묵혀야만 하는 군과 열악한 환경을 가진 학교가 하나로 소통되어 윈-윈하는 현장을 다녀오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런 바람직한 현상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출처 : 딸기시대
글쓴이 : 짱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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