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15번째 창작물의 그 싹을 틔우며
지난 2008년 우리들은 자연이 문학의 본령임을 자각하고 문학은 물론 각 장르를 아우르는 ‘시와 늪’을 창간하여 일관되게 자연생태계의 보전을 위한 창작의 열정을 쏟아왔다.
문학과 모든 예술은 자연에의 미메시스에서 출발하는 것으로서 결국 이 둘의 관계는 둘이 별개의 것이 아닌 하나의 개념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시와 늪’은 자연생태계, 그 중에서도 늪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온, 어쩌면 국내 유일의 문학단체인 동시에 문학계간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흑룡이 승천하는 2012년 제15집을 발간하면서 ‘시와 늪’의 창간취지를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해 보면서 우리의 각오를 다지고자 한다.
늪의 생태계는 인류가 생성 되면서부터 인간사회의 생활환경과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으며, 문화예술을 비롯한 문학적 흐름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인간과 늪과는 밀접한 관계를 이루면서 진화되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사회 구성 요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시와 늪’의 창작모태는 이러한 자연을 바탕으로 탄생되어 왔으며 날로 황폐화 되어가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존이라는 지상명제를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해 왔음은 물론 표제 상단에서 말하고 있는 ‘자연과 함께하는 문학’의 길을 변함없이 걸어왔음을 회상해 볼 때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보람이요 긍지라는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늪은 우리 인간사회를 지탱시켜주며 최상의 생활 여건을 지탱시켜주는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늪은 급변하는 과학문명의 발달, 인구의 증가로 말미암아 쏟아져 나오는 폐수의 필터링작용은 물론이고 양질의 물을 지하수층으로 유입하는가 하면, 자연생태계의 안정적인 유지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각종 생물들에게 평온한 생식 여건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늪이 시대가 변화고 산업화가 되면서 우리가 어릴 때 접했던 늪은 이미 사라지고 현재 얼마 남지 않은 늪까지 점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뿐만이겠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들어 이상기후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날씨가 맑고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 먹구름이 몰려와 비 폭탄을 쏟아내곤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뜬다. 뿐만 아니라 예년보다 장마기간이 길어지면서 강물이 더 불어나고 해수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하강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 기후변화 현상은 대부분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이러한 원인은 지구온난화! 원인없이 생기겠는가. 화석원료의 무분별한 과다 사용과 각종 화학세제의 과용, 날마다 배출되는 엄청난 음식쓰레기, 여기에다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자연파괴 등이 주요 원인제공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화 된다면 거대한 유기체인 지구가 열병을 앓게 되고 스스로의 자가치유 기능이 점점 악화되어 인류는 머지않아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할 것이다.
알도 레오폴드는 인간이 자연을 보호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버려야 하고, 대지를 살아 있는 생명으로 보면서 인간과 모든 종(種)들이 생태 공동체를 이루고 상부상조할 것은 주장하였고 아서 러브조이는 ‘존재의 사슬’ 개념을 내세워 지구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협력하여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흔히들 신토불이라고 한다. 그렇다.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운명공동체적 의식을 가지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임을 자각하면서 ‘시와 늪’의 존재의의를 다지는 것이야말로 이 시점에서 우리들이 다져야 할 각오가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우리의 ‘시와 늪’은 이렇듯 자연과 문학을 유기적으로 접목함으로써 자타가 공인하듯 이 시대 보기 드문 선구자적 자연 지킴이의 역할을 자임하는 문학단체이며 또한 문예 계간지이다. 창간 발행자로서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여러 회원님들은 비록 어려운 여건 속에서나마 복수초의 강인함으로 초지를 변절치 않고 꿋꿋하고 당당하게 이 길을 걸어왔고... 또 앞으로도 걸어 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타락한 문예지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 순수문학의 험난한 길을 마다치 않고 걸어가는 몇 안 되는 계간지로 자리 잡은 ‘시와 늪’이란 것을 생각하니 이 또한 보람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서로 상관속에서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우리 ‘시와 늪’ 회원 상호간 역시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서로 우의를 다지며 창작활동을 한다면 머지않아 본 문학회가 대한민국 최고의 문학단체로 발전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본지를 애독해 주시는 모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좋은 작품을 상재하여 알차고 유익한 문집으로 발전시킬 것을 회원을 대표해서 약속드린다.
2012년 4월 11일
詩와 늪 회장 배성근
[차례]
[표지작품] 서지숙 작가소개 / 성화룡
[여는글] 15번째 창작물의 싹을 틔우며 / 배성근
제15집 봄호 특집[글쓴이 및 수상자 소개]
특집1[권두수필] 보리고개 / 한판암 / 편집이사 성화룡
특집2[기획연재] 남용술 시인 편 / 편집이사 김진환
특집3[인물탐방] 화가 김성로시인 편 / 회장 배성근
특집4[독자의 눈] 마경덕 시인편 / 편집이사 정수야
특집5[이달의 작가상 수상자] / 편집이사 예시원
2012년 봄호 특집[본문]
특집1[권두수필] 보리고개 | 한판암 / 편집이사 성화룡
특집1[기획연재] 남용술 시인 편 / 편집이사 김진환
특집2[인물탐방] 화가 김성로 시인편 / 회장 배성근
특집3[독자의 눈] 마경덕 시인편 / 편집이사 정수야
특집4[이달의 작가상 수상자] / 편집이사 예시원
2012년 봄호 시 산책
예원호 / 자기를 잃고 사는 사람 외 1편
박방현 / 봄의 서시序詩 1편
김명이 / 선운사 외 1편
홍종기 / 동백꽃 외 1편
김인태 / 꽃샘 외 1편
조선영 / 베트남 풍경 외 1편
이석락 / 토네이도tornado 조짐 외 1편
김인숙 / 길 없는 길 외 1편
장희한 / 부곡온천 외 1편
배성근 / 어메의 빈자리 외 1편
예시원 / 대자유 외 1편
오영자 / 늙은 벚꽃 나무 외 1편
정미자 / 복사꽃 미소 외 1편
윤명학 / 중년의 꽃 외 1편
무 불 / 행복의 소상 외 1편
이문곡 / 강가의 돌 외 1편
이순옥 / 위험한 수작 외 1편
김범관 / 배꼽말리는 오후 외 1편
김정희 / 연심 외 1편
강흥순 / 봄을 기다리며 외 1편
박언제 / 진해의 봄 외 1편
금동건 / 봄의 길목 외 1편
강경규 / 인생아 외 1편
최문수 / 매화 곁에서 외 1편
정진화 / 무상으로 저무는 석양 외 1편
윤혜련 / 체류자의 슬픔 외 1편
고창표 / 건강 검진 외 1편
이갑완 / 봄 노래 외 1편
김미애 / 사람들은 모른다 외 1편
김성훈 / 아침의 택배 외 1편
최순옥 / 만학도 가는 길목에서 1편
2012년 봄호 시조 산책
이처기 / 이른 봄. 정선아리랑 외 1편
장금철 / 탁수 외 1편
오영희 / 귀향 외 2편
고현숙 / 기다리는 마음 외 1편
이정숙 / 금강산 세존 봄 외 2편
박상준 / 설중매 외 1편
박규해 / 고향을 그리며 외 2편
김연희 / 달팽이 꿈을 꾸다 외 1편
2012년 봄호 산문 산책
예원호 / 객귀 물리는 이야기
김종일 / 은행나무
이권섭 / 친구야 지금은 죽을 때가 아니야!
박희자 / 검은 장갑
2012년 봄호 특집 옛 그늘을 찾아서
김진환 / 열녀문 만날 고개와 쌀재고개
詩와늪 편집인 / [편집후기]
[2012.4.10 발행.208페이지. 정가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