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시 : 박종해
그림 : 김성로
나 혼자만이 저 달을 보고 있다.
나 혼자만이 언덕 위를 떠도는
풋풋한 바람의 냄새를 맡고 있다.
나 혼자만이 나무 잎새의
술렁이는 소리를 듣고 있다.
나 혼자 오직 나 혼자만이
바다로 흘러가는
저 은빛 출렁이는
강물의 목소릴 듣고 있다.
나 혼자 언덕 위에 앉아서
서녘으로 져 가는 달을 본다
어둠에 덜미를 잡힌
상수리나무들이
우우 소리내며 몰려가는 소릴 듣는다.
나 혼자만이
여기
나 혼자 있음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