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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대합실에 멈춘 삶

김성로 [기억의 공간] 45*45cm, 한지위에 수묵. 2007

 

 

 

  대합실에 멈춘 삶  / 多成/서귀순

 

  생의 엇갈림은

  저곳을 지나쳐 빠져 나갔을까

  환한 기억만이 자리할 뿐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눈빛 아뜩하다.  

  목에 걸린 가시처럼

  신열로 앓아눕는 하루

  울컥이는 기억 여운으로 남겨두고

  눈빛 파르라니 숨결로 지는가

  몸부림하던 기억만이 생을 움켜쥔 채

  깊은 어둠을 거닐고 있다.

 

  생은 때로

  아픔이었다가 기쁨이었다가

  살을 가장한 가시였다가

  감은듯 열어젖힌 꿈길을 헤메이고 있다.

 

  번민의 시간 속 초점잃은 눈빛이여

  감각마저 잃어가는 기억의 공간

  바람앞에 등불같은 위태로운 둥지

 

  그를 안고도는 깊은 침묵만이

  사각의 틀에 갇혀버린

  꼬깃한 그림자 주위를 서성이며

  생을 빠져나가려는지 용트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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