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프리즈아트페어 행사장 내부 광경 2007
오늘의 아트페어, 그 실상을 말한다 정종효 KIAF 사무국장 인터뷰
최근 아시아를 배려하는 유럽 미술시장
art 현재의 미술계는 ‘아트페어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 이래 미술시장의 팽창은 중소 아트페어의 신설을 부추겼다. 같은 지역에서 시기별로 여러 개의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으며, 바젤이나 마이애미 같이 큰 페어가 열리는 지역은 그 행사의 후광을 기대하는 다수의 위성 페어들을 양산하고 있다. 2007년에는 베니스, 바젤, 카셀, 뮌스터로 이어지는 유럽 그랑투어 여정에서 비엔날레급 행사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아트바젤에 대한 찬사가 두드러졌다. 정종효(이하 정) 그렇다. 컬렉터와 미술애호가 층이 늘어나면서 그런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비엔날레의 경우 어느 정도 역량이 검증되고 인지도가 있는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식상할 때가 많다. 그러나 아트페어는 다르다. ‘시장’이기 때문에 언제든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가능하다. 화랑들은 해마다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선보이려고 노력한다. 관람객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작품보다 재미있고 신선한 작품에 끌리는 것이 당연하다. 또 비엔날레가 ‘아이 쇼핑’만 가능한 곳이라면, 아트페어는 마음만 먹으면 당장 구입할 수 있는 신제품이 가득한 백화점이다. 관람객이나 컬렉터들은 작품을 구입하게 될 경우를 생각해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과 대면한다. 또 아트페어에는 이들이 작품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슨트도 있다. 아트바젤의 경우 참여 화랑이 300여개, 화랑 부스에 상주한 직원이 평균 3명이다. 그러니까 900명의 도슨트가 고객들을 위해 ‘대기 중’인 것이다. 이러한 아트페어의 인기에 한국 컬렉터들도 엄청나게 기여했다. 2007년 아트바젤 개최 후 《아트뉴스페이퍼》는 “신진 컬렉터로 한국 컬렉터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art 아트바젤은 1970년에 창립돼 올해로 39번째 행사를 개최, 300여개의 화랑과 2천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6만여명의 관람객을 이끌어냈다. 올해 6월의 페어는 개최 한 달여를 앞두고 미술 감독 소피 라비노비츠가 사임해 전망이 불투명하기도 했지만, 마크 슈피글러와 아네트 숀홀처 공동 감독이 새로 선임되며 결과적으로 예년과 다름없는 성과를 거뒀다. 가장 영향력 있는 아트바젤에서 지난 해까지 아시아 미술의 비중은 상당히 미약했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 일본 작가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앞으로 아시아 쪽으로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해도 될까? 정 그렇다. 2007년까지만 해도 아트바젤에서 아시아 미술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다. 아시아 화랑의 참여 빈도나 출품 작가 면에서 그랬다. 경매시장에서는 중국미술이 고공행진을 거듭했지만 아트바젤에선 여전히 거품이 있고 안정되지 않은 ‘부유하는 미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중국미술은 이데올로기 성향만 강하고 소재가 다양하지 못하다고 치부했다. 그러나 올해 페어에서는 중국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에서부터 장샤오강, 쩡판즈 등의 인기 작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포진돼 있었다. 또 아트바젤은 그 다음 해에 주력할 작품 군을 미리 선보이는 경향이 있다. 지난 해에 암시적으로 다카시 무라카미의 작품을 선보인 후 올해 대형 작품을 끌어들인 것으로 볼 때 내년에는 수공예적 느낌이 강한 동양풍의 작품이 강세일 것 같다. art 아트바젤은 최근 다소 주춤한 미술경매 결과와 고유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으로 침체된 세계 경제 상황 속에서도 고가의 마스터피스를 구입하는 고급 컬렉터들 덕분에 좋은 성과를 얻었다. 아트바젤의 명성은 계속 지속될까. 정 스위스는 자유로운 금융 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베니스비엔날레 등의 국제 미술 행사와의 시기적 연계, 독일과 프랑스와 가까운 지리적 환경, 화랑 선정의 엄격한 기준 등으로 고정 컬렉터, 작가, 화랑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은 지속되리라 본다. 또 아트바젤의 인기는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큰 몫을 한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젊은 작가의 작품, 혹은 설치나 실험적 경향이 강한 작품을 선보이는 아트바젤의 <언리미티드>전은 바젤을 독창적으로 만드는 기획이다. 이밖에도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트 스테이트먼트> <아트바젤 좌담> 등 풍성한 프로그램이 포진돼 있다. art 유럽에 한국 화랑이 대거 참여하게 된 계기는 2007년 스페인 아르코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면서부터다. 그렇다면 유럽 미술시장에서 현재 아르코의 위상은 어떠한가. 정 아르코는 국가의 적극적 지원으로 현재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 있다. 2003년부터 심사를 보다 까다롭게 진행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자국 화랑을 대거 탈락시키는 한편 중남미권 화랑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아시아권 화랑들도 배려해 ‘신선한 작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6년 아르코의 디렉터 루데스 페르난데즈(Lourdes Fern뇆 dez)는 한 인터뷰에서 “아르코는 철저한 컨템포러리로 나아가겠다”며 아트페어의 성격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2006년까지만 해도 아르코에서 아시아 화랑들은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국내 화랑 몇 곳도 지속적으로 신청했으나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르코는 2007년 한국 주빈국 참여 이후 중국과 일본미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전히 넘기 힘든 벽
art 아트바젤이 유럽 미술시장의 큰 축이라면 프리즈는 영국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힘이다. 지난 해로 6회를 맞았던 프리즈는 영국 yBa의 활약으로 성장한 가장 ‘핫’한 아트페어다. 2007년에 4일간 4,000억원이라는 경이로운 매출액을 올렸으며,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런던 미술시장의 성장률을 385%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영국 문화부장관 크리스 스미스의 ‘Cool Britannia’ 정책과 체계적인 작가 발굴과 후원 정책이 한몫했다. 현재 프리즈의 위상은 국가, 화랑, 작가, 탄탄한 컬렉터 층이 유기적으로 움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 화랑으로는 PKM갤러리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프리즈에서 아시아권의 화랑이나 작가들의 위상은 어떠한가. 정 실험적인 작품과 화랑을 선호하는 만큼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의 다른 화랑들도 참여하기 어려운 페어다. 아직 영국 시장은 높은 벽이다. art 아트페어도 시기별로 변화가 있었다. 1967년 최초의 아트페어인 독일의 아트쾰른, 1974년 프랑스의 피악(FIAC)과 스위스의 아트바젤이 설립되고 1980년대 미국의 아트시카고 등이 가세하면서 본격적으로 아트페어의 시대가 열렸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5대 아트페어라고 하면, 아트바젤, 아트시카고, 아트쾰른, 피악, 아트마이애미를 꼽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아트바젤, 아모리쇼, 아트바젤마이애미, 프리즈, 아르코 등으로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 아트바젤만이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피악은 이미 명성이 사라진 지 오래됐고, 최근엔 아트쾰른이나 아트시카고 역시 하향세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 피악의 경우를 먼저 얘기하면, 과거 프랑스는 자국의 풍부한 작가와 화랑만으로도 활동력이 대단했다. 그러나 자국의 작가와 작품을 위주로 거래하는 폐쇄적인 거래 성향으로 점차 인기를 잃어갔다. 또한 독일은 한때 세계 미술시장의 약 1/4에 해당하는 거래액을 기록할 만큼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독일 전체 미술품 거래량이 위축되면서 아트쾰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베를린에 모여드는 유능한 작가와 신생 갤러리들을 바탕으로 탄생한 베를린아트포럼의 상향세도 그 원인이다.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와 카셀도큐멘타에 참여한 작가의 절반 가량이 베를린을 무대로 작업하는 이들이었다. 현재 베를린에는 작가뿐만 아니라 평론가, 큐레이터들도 모여들고 있다. 그러나 11월에 열리던 아트쾰른은 하반기의 열띤 경쟁을 피해 지난 해부터 개최 시기를 4월로 옮겨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는 디렉터를 새로 영입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으니 다시 재기의 기회를 잡을지 기대해 봐야겠다. art 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아모리쇼는 건재하지만 아트바젤이 미국에 아트바젤마이애미를 설립하면서 미국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고 들었다. 정 아트바젤의 성공이 아트바젤마이애미로 이어졌다. 그러니까 6월엔 유럽 미술시장을, 12월엔 미국 미술시장을 점령하는 것이다. 이전까진 4월에 열렸던 아트시카고가 사진 쪽이 특히 강한 큰 시장이었지만 몇 년 전부터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참가 화랑이 줄어들었다. 몇 차례의 운영자 교체까지 겹쳐, 메이저 화랑과 컬렉터들을 아트바젤마이애미로 빼앗기고 있다. 현재 아트바젤마이애미 개최 시기에 열리는 위성 아트페어가 약 20개에 이른다. 참가 화랑과 출품 작품 수로 환산한다면 규모 상으로 세계 최대의 미술시장이 열리는 곳이 마이애미다. 아트바젤마이애미에는 국내 화랑으로 국제갤러리가 유일하게 참여했고, 아모리쇼에도 국제갤러리와 아라리오갤러리 두 군데만이 참여했을 뿐이다. 미국시장에선 여전히 아시아 시장을 견제하는 분위기다. art 유럽과 미국의 미술시장 흐름을 살펴보니 여전히 주요 아트페어에선 국내 화랑 참여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제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PKM갤러리, 갤러리현대 정도다. 물론 규모와 수준 면에서 다른 화랑들이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겠지만, 다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나. 정 화랑들이 지나치게 트렌드를 의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다양한 작가 발굴과 각 아트페어의 정확한 성향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art 향후 주목할 만한 아트페어는? 최근 아트두바이가 신설되면서 아랍 재벌 컬렉터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인도나 러시아 미술의 열기는 지속될까. 정 2007년의 경우 세계 미술시장이 이례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였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아트페어의 변동이라면 메이저급 아트페어보다는 스코프, 펄스, 리스테, 나다, 볼타 등 위성 아트페어의 생성과 활동이 눈에 띈다. 이러한 위성 아트페어와 메이저급 아트페어의 관계는 서로의 필요조건을 충족하거나 그에 따른 시행착오를 보완하며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또 인도와 러시아 미술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중국미술과 같이 급물살을 타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중국의 경우 국가지원 정책, 올림픽 개최, 경제성장, 세계 미술시장의 활기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일치해서 일어난 극히 특수한 경우다.
작가도 시장도 아시아
art 최근 두드러지는 아트페어의 열기는 특히나 아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미술의 강세는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서 다수의 아트페어를 신설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고, 중국 외에 아트싱가포르, 아트타이페이, SH컨템포러리, ARTHK 등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홍콩은 예로부터 외국인들이 아시아로 들어오기 위한 관문이었고, 금융의 중심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유리한 지점에 놓여 있다. 상하이도 비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 아트페어는 신생임에도 불구하고 첫 행사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냈다. 정 그렇다. 작년에 개최된 SH컨템포러리나 올해 ARTHK08의 경우 신생 아트페어로서는 대단한 성과였다. 중국에서 열리는 기존의 아트페어와 비교해 볼 때 참여 화랑의 퀄리티가 훨씬 높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해 대중들의 관심이 미약했다는 점, 참여 화랑의 수가 적어 화랑 간의 교류 확대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그 외의 중국에서 개최되는 CIGE, 아트베이징, 상하이아트페어와 같은 기존 아트페어는 중국 작가 위주의 행사로 해외 화랑과 작가를 보다 폭넓게 유도하지 못하는 것이 국제 아트페어로서의 취약점이다. art 일본에서는 최근 과거 NICAF를 모토로 부활한 도쿄아트페어와 새롭게 생겨난 101도쿄CAF가 동시에 개최되면서 주목을 끌었지만 컨템포러리가 취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 도쿄아트페어의 경우 참여 화랑의 60%가 고미술, 공예, 근대미술 전문 화랑이다. 일본 미술시장은 컨템포러리 작품의 판매보다 소위 말하는 일본화라고 하는 전통화, 수묵화, 앤틱과 우끼요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아트페어에서 위와 같은 장르 분포가 나타난다. 도쿄아트페어의 디렉터인 신미사 씨는 이러한 특징을 염두에 두고 “일본다운 미술을 많이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자국 주도적인 경향으로 흘러 국제 아트페어가 가질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잃어버리고 있다. 외국 화랑들이 많이 참여해야 일본 작품들의 구입과 접촉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데,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art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중국, 한국 다음으로 다시 일본미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미술에 어떤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정 비록 지금 새롭게 출범한 도쿄아트페어가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지만, 아시아 미술의 잠재적인 가능성으로 일본미술이 재도약하고 있다. 일본미술은 작가 층이 넓고 두텁다. 한국미술이 급속한 성장을 보이며 많은 작가와 작품을 만들어냈지만, 그에 비해 작가 층이 얇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미술의 경우 화랑이든 작가든 장기적인 안목과 전략으로 접근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화랑들은 국제 아트페어에 출품할 경우 한 작가 당 2~3년의 시간을 두고 전략적으로 홍보하고 반응을 살피며 신중하게 접근한다.
아시아 아트페어의 선두를 향한 KIAF의 전략
art 도쿄아트페어가 가진 한계를 한국의 KIAF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국내 화랑이 전체 참여 화랑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화랑협회가 주관을 하기 때문에 회원 화랑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정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차츰 해외 화랑의 수를 늘리고 수준 높은 화랑을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국내 화랑에 대해서는 좀 더 엄격한 심사를 고려하고 있다. 화랑협회라는 단체는 친목 차원에서 생겨났지만 현재는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이다. 이러한 체제의 특징은 KIAF의 국제화에 큰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봤을 때는 정부 산하 단체라는 점이 참여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신용도 면에서 안정적이라는 얘기다. SH컨템포러리나 ARTHK 등은 반드시 이익을 남겨야 운영을 할 수 있는 사기관이라는 점에서 지구력이 떨어지지만, KIAF의 경우 화랑협회가 주관하고 정부가 관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art 이번 KIAF 화랑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어떤 화랑 대표는 KIAF 화랑 선정에 불만을 품고 난동을 부리기도 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정 회원 화랑인데 왜 탈락되었느냐는 것이 이유다. 아직도 아트페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문제다. KIAF는 화랑협회에서 만든 아트페어이기 때문에 협회 회원 화랑들 간의 갈등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엄격한 심사기준을 따르다 보니 회원 화랑들 전부가 아트페어에 참가할 수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아트페어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내야 할 문제다. art 2007년에는 1차 시장, 2차 시장 모두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며 미술품 총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했지만 올해는 미술품 가격에 거품이 빠지면서 냉랭하기만 하다. 그래서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KIAF의 향방과 성과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사실 작년 KIAF에서 본격적으로 외국 화랑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올해 좀 더 수준 높은 화랑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올해 국내 미술시장의 여파로 판매 실적이 저조할 경우 해외 화랑들이 등을 돌리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 올해 국내 미술시장이 침체다, 죽었다는 등 말이 많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해 미술시장은 부동산 정책과 저금리로 투자 자금이 미술시장으로 유입되면서 투자를 넘어선 ‘투기’ 과열 양상을 보였다. 경매에선 매회 낙찰 최고가를 갱신했고,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금은 단지 그 이상 징후들이 정리되고 거품이 빠지는 과정, 미술시장 정상화를 위한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올해 해외 화랑들의 참여가 늘어난 이유는 단순히 작년 KIAF의 판매 성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KIAF의 기획력과 한국 작가들에 대한 관심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작년의 경우 다수의 외국 화랑들은 판매 면에서는 저조했지만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좋은 가격에 구입하고 작가들과 접촉할 수 있다고 좋아했다. 따라서 올해도 KIAF는 단순한 작품 판매의 장이 아니라 보다 활발한 국제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art KIAF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혹시 해외 전문 디렉터를 영입할 계획은? 정 중국, 일본,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의 중심 갤러리와 작가의 참가 폭을 확대한 뒤에 시장으로 탄탄한 자리를 굳히고 아시아 미술을 중심으로 한 국제 아트페어의 형태로 자리 잡아 갈 것이다. 아쉽게도 아직 외부 디렉터를 영입할 계획은 없다. 아직 내가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 이성희 기자
KIAF2007 행사장 내부 광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