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길을 떠났다
그 바닷가
외로움을 찾아
휴게소에서
언덕 위
나목이 몸을 숨긴다
가슴이 저려온다
남쪽 바닷가
붉은 동백을 만났다
벌거벗은 겨울에
홀로 붉게 피었다
매서운 겨울 추위도
이 붉은 마음을 어쩌지 못한다
매년 정초에
흰 등대를 찾는 것은
놈이 너무 외롭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얻는 것 없이
항로를 밝히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이 아니면
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는 때문이다
송림 사이로
가슴이 터지는 너른 바다
아무 소리도 못지르고
이를 악물고
숨죽여 지켜보았다
파도에 씻기어
벌거벗고 섯다
나는 아무런 치장도 않는다
나는 아무런 꾸밈도 않는다
진솔하기에
너무 아름답다
나의 벗은
항상 애무하는 푸른 파도와
가끔 날아와 쉬어가는
갈매기
바다는 끝없이 요동치며
떠나라고 아우성치지만
강태공은 웃음만 짖는다
부서져라
자꾸 부서져라
내 살이 흩어지고
나의 뼈대가 부숴져도
나는 너의 도전이
나에 대한 끝없는 사랑인 것을 알고있으니
부서져라
자꾸 부서져라
너에게 나는
알몸으로 서있다
휘도는 것은 눈물이 아니다
내 몸에 남겨진 상처는 아픈 것이 아니다
나는 너로 하여
진실만 남겨진다
그리하여
삼라만상의 형상이
내 몸에 새겨져 있다
내 작은 상처에서
뿌리내린 나무야
모진 해풍에
너도 누웠구나
남해 바닷가
어두워져 온다
웬지 조급해지는 마음
바닷바람이 등을 떠민다
선명한 노을
나는 아무 소리 못지르고
아직도
바라만 보고 있다
저 노을 끝나는 곳에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집이 있으리니
2009.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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