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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작지만 큰 꿈을 가진 어유중학교

 

작지만 큰 꿈을 가진 어유중학교

경기도 내 가장 작은 학교인 파주시 어유중학교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 파주시 교육청 주최 학생미술실기대회와 제10회 파주예술제(사생, 휘호)에서 참가한 학생 전원이 수상하는가 하면 파주시청소년 종합예술제에서는 시 부문에 전교생이 출품하여 최우수상을 비롯, 전교생이 전원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전형적인 농촌의 작은 학교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 3월 고양고등학교에서 어유중학교로 부임한 김운상(56) 교장은 ‘하필이면 왜 내가 이 시골 학교로 가야만 하나’라는 자괴지심으로 출근한 첫 날, 동화 속 그림같은 학교의 모습과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눈을 보며 ‘아! 이곳이 바로 내가 꿈꿔온 학교’라며 쾌재를 불렀다. 평소 아이들과 시화전을 여는 게 꿈이었던 김 교장은 지역적 경제적 환경적인 이유로 자신감을 잃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기 위해 문화교육(감성교육)을 추진했다. 우선 김 교장이 직접 ‘주말 작문쓰기’ 과제를 챙기기 시작했는데 ‘나의 가족’ ‘나의 꿈’ ‘가장 슬펐던 기억은’ ‘나의 장점찾기’ 등의 간단한 주제를 주고 글을 써 오도록 했다. 처음에는 한두 줄 쓰기도 힘들어했던 아이들은 점차 A4 용지 한 장 가득히 써오더니 언제부턴가는 산문에서 시 만화 그림 등 여러 장르로 형태를 바꾸어갔다. 2학년 박민정 양은 “처음엔 글을 쓴다는 게 너무 부담스럽고 쑥스러웠어요. 근데 자꾸만 써 보니까 느는 것 같더라구요. 이젠 제 생각을 글을 통해 표현하는 게 재미있어요.” 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화가이기도 한 김성로(51) 교감은 직접 ‘방과후 미술교실’을 열었다. 평소 그림을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 13명( 전교생의 1/3이다)을 모아 기초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림 도구는 전부 학교운영비로 충당했다. 어유중학교는 소규모 학교로서는 이례적으로 경기도교육청 장학활동( 교수학습 부문) 시범학교로 지정되었다. 교장을 포함한 10명의 교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연구과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이 학교의 특징이기도 한 ‘ㄷ자형 좌석 배치’가 교수학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ㄷ자형 좌석 배치는 토론 수업과 발표에 효과적이며 더욱이 엎드려 자거나 옆 사람과 떠들기 힘들어 선생님들이 선호하는데 일선 학교에서는 공간이 비좁고 학생 수가 많아 현실적으로 곤란한 구조로 어유중학교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또한 파주교육청의 1교 1명품 교육의 일환으로 ‘또 하나의 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하나의 가족” ‘또 하나의 가족’이란 9명의 선생님이 아이들을 4~5명씩 나누어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것인데 성적,진로,가정문제,교우문제 등의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고 학업을 독려하기도 하는 어유중만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학교에는 우리 선생님이란 말이 없습니다. 보통 다른 학교에서는 담임 선생님을 우리 선생님이라고 하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모두가 담임인 셈이라 국어 선생님, 기가 선생님 하고 지칭해야지 우리 선생님하면 못알아 듣기 때문에 잘 쓰지 않습니다.” 특유의 아버지같은 자상함으로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교무부장 허진철 선생님의 말이다. 지난 해 어유중학교에 부임한 허 선생님은 교직 생활 20여년 만에 아이들도 울고 선생님도 울고 학부모도 우는 눈물의 졸업식을 이곳에서 처음 봤다고 한다. 또한 다른 곳으로 전근가신 선생님들도 이곳이 그리워 양 손에 학용품을 한아름씩 들고 한번씩 다녀가신다고. 출퇴근하는 것이 다소 힘든 것을 제외하곤 어유중학교에서의 시간이 교직 생활에 있어 최고의 축복이자 추억이 될 것라는 허 선생님은 가능한한 이곳에서 오래 재직하실 계획이라고 한다. “사제동행 어울마당” 매월 셋째주 금요일 7,8교시에는 운동장이 부쩍거린다. 학생 선생님 행정실 직원 등 전 어유인이 함께 운동장에 모여 사제 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체육대회가 열린다. 갇힌 교실 수업을 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겨 실시하는 사제동행 어울마당은 평소 인원 부족으로 할 수 없는 축구 등의 종목을 할 수 있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남자는 축구, 여자는 발야구로 팀을 나눠 경기를 치르는데 아이들보다 선생님들이 더 승부욕을 불태운다고. 사제동행 어울마당은 소규모 학교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보기좋은 선례라고 생각된다. “어유문학제” 지난 5월17일 시인이기도 한 김운상 교장은 한국영상문학협회 시인 24명과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소속 시인 30여명을 초청하여 시화전과 시낭송회를 열었다. 아이들이 지은 시가 전국에서 모인 시인들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되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시인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이날 손소운 시인은 ‘서른 아홉 물고기를 위한 노래’ 라는 시를, 김영준 시인은 ‘서른 아홉 그루 어유 송(松)에게' 라는 시를 어유중 아이들에게 헌정했다. 벽지 학교에서 전국의 시인을 모아 문학제를 연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소 아이들과의 시화전을 꿈꿔온 김 교장의 열의로 꿈이 실현된 것이다. 문학제에 전시되었던 아이들의 작품은 이후 적성종합고등학교 축제 기간 동안 전시했고, 문산청소년문화의집 길목에도 작품이 걸렸다.지금은 학교 복도 벽면을 그득 채우고 있는데 오는 가을 율곡문학제에서 다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랑의 학교" 어유중학교를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이탈리아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사랑의 학교'가 생각났다. 사람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신분이나 재산이 아니라 성실과 용기임을 가르쳐주는 어유중학교가 바로 사랑의 학교가 아닐까. 어유중학교에서는 문화교육에 이어 2학기부터는 아이들의 부족한 학습력의 보충을 위해 새로운 학습법을 계획하고 있다. 인근 제80보병연대 권혁신 연대장의 협조로 국어 영어 수학 전공자를 중심으로 한 군인 선생님들이 학교에 오신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신 어유중학교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농촌의 작은 학교에서 큰 꿈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어머니란다. 너를 크고 착하고 공부 잘하는 너를 만들어주지 않았니. 그러니 절대 학교를 잊어선 안돼. 넌 어른이 되고 세계를 돌아다니고 큰 도시들도 보고 놀라운 박물관들도 구경하게 될테지만 그 대부분은 금방 잊어버리고 말거야. 하지만 이 소박한 흰 건물.네 지성이 처음으로 꽃봉오리를 피운 이 작은 정원은 네 삶이 끝나는 날까지 머리 속에 그대로 남아 있을거야. -사랑의 학교 본문 중에서-

출처 : 딸기시대
글쓴이 : 짱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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