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아트센타 갤러리 김성로 화백의 초대전을 보고나서
(2011. 1. 2 - 1. 16)
살아 있는 의식의 우리들 자화상 또는 인간드라마의 삶의 표정
김성로 화백의 초대전을 보고 나서 / 손소운
작가에게 열정이 식어지면 정신이 끊어짐을 의미한다.
그림창작과 발표에 있어 그 어느 작가보다 치열한 창작 정진으로 열정적 집착을 쏟고 있는 김성로 화백은
2011년 벽두부터 교하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수년 전부터 김성로 그림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최근 그가 ‘얼굴. 이라는 명제 (命題)를 시리즈로
수많은 면으로 나누는 다면구도 속에 그의 감각적 의식들이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음을 본다.
그것은 그가 말하는 대로 삶이 반드시 물리적인 이미지만은 아니라는 것을 상징하며 매 순간마다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변화하는 감정들의 그림자랄 수 있는 사유의 흐름을 집요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들의 변화하는 흐름은 하나같이 일률적이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통제되는 것도 아닌
자유스러움 속에서 겉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의식의 내면에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불안정한 흐름의 저변에 깔려있는 그만의 특유한 사유와 감정의 흐름이 잘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의식과 조형적 언어들은 지난해 9월 서울 삼성 코엑스 전시장에서 치른바 있는 KIAF 2010에 발표했던 작품,
‘만남’, ‘인생길‘, ’나는 어디에 왔을꼬?, ‘아름다운 세상’ ‘가을’ 같은 그림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KIAF 2010 김성로 작가/ 갤러리 미루나무
그가 다면분할구도라는 그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작품조형에서 다면구도의 입체적 조형으로 변모하고 다시
다면구도의 입체조형에서 자연계에서 동물과 식물 다시 말하면 생물과 무생물의 연관된 생명적 실체를 하나로
묶어서 한 개체의 영혼에 두개의 의식을 심으려 시도한 작가정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따라서 이는
잘게 분열하는 수많은 입체조형이라는 서양의 디지털적인 틀 속에 세분화되는 동양의 아날로그적인 의식의
편린들을 심어보고자 하는 그의 치열한 실험정신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열정적 사유를 표출하고자 하는 것임을
알게 한다. 왜냐하면, 자연계에서 생성하는 삶은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총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내 안에 나' 50호
매일매일 또 하나의 작은 우주가 생성하고 소멸하는 끝없는 시뮬라크르적 복제 속에서 우리들은 생명 모태의 분열이라는
진화과정에서의 의식과 감정을 자기 속으로 이입하면서 아메바적 분열을 끝없이 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다음 발표하는 그림은 또 어떠한 모양으로 변화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추측을 자아내게 한다.
'사유의 흐름' 30호
이번에 전시된 교하아트센터 초대전에 발표된 작품들을 보면서 나는 그의 그림들이 플라톤의 형이상학적인 이데아(Idea)가
의미하는 상반대립적인 2원(二元) 사상을 비교해 본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의하면 이 세상 현상계에 있는 모든 존재 가운데 인간의 세계에서 보이고 만져지고 느껴지는 것만이
아니고 우리가 안고 있는 세계 그 이상의 것이 있음을 즉 신의 존재에 이르게 하는 것을 철학사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플라톤은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가지계와 가시계로 나뉘는데, 빛과 어둠 또는 사랑과 미움처럼 서로 상반 대립
되는 이 두 개의 세계를 개물(個物)들의 감각적인 세계라는 것이다.
여기서 개물이란 김성로 화백의 그림에 일관되게 등장하고 있는 새, 나무, 꽃, 개(동물), 사람(인간), 하늘, 구름, 강물, 집, 해,
달, 별, 또는 샤먼적인 토속신앙의 뿌리인 서낭당으로 가는 길, 낙원으로 가는 길, 법당으로 가는 수도의 길, 종교적 신앙지향을
상징하는 어떤 모태, 이런 것들이 그림구성의 주체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이 바로 플라톤의 이데아 가운데 주체인 가지적인
또는 가시적인 개체를 뜻함이다.
'또 다른 나' 50호
자연 속의 하나의 개체들이 함축하고 있는 조형적 도상들은 김성로의 의식들이 표현하고자 추구하고 하고 있는 표현의
핵심적인 본질이다. 자연과 인간의 생성하는 가운데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면서 공유하는 더불어 함께 존재해야 한다는
생명근원의 질서와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 바로 김성로의 작가정신이며 삶의 표정이다.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 또한 우주의 실상 가운데 가시적인 것으로 존재하며 이들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거짖 없는 의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김성로 작가의 미래지향적인 의식은 가지적인 이데아(eidos)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성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바로 순수하게 인식하려면 드러난 표면의 단면만 보지 말고
그 배후까지도 함께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감정이며 정신이다.
그래서 나는 김성로 작가의 최근 그림을 보면서 가지적인 것과 가시적인 두 의식이 변용하는 법칙, 살아 있는 의식과 삶이
살아 함께 숨 쉬는 힘의 그림, 정서적인 삶의 표정, 그 인간적인 드라마의 표현, 우리들의 자화상,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남기는 족적, 이 같은 단면적인 표현을 수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그의 그림은 기하학적이고 복잡하면서도 단순하게 정돈된 형상으로 경쾌한 느낌의 색채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일관된 ‘얼굴’을 통하여 자연 속에 개체로 존재하고 있는 개체의 시정적(詩情的) 분위기를 강함 속에 부드러움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곳에 가고 싶다' 25호
그러나 지난해 KIAF 2010에서 보여준 지나치게 잘게 나누어진 수많은 다면구도의 그림에서는 보는 시각과 감각에 따라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섬뜩한 거부반응으로 조응하게 하고 있었다.
지난해 서울 삼성코엑스 특설 전시장 KIAF 2010에 전시되었던 '얼굴 시리즈의 그림
그림이란 어떤 질서와 논리를 떠나서 또는 의식과 의미를 떠나서 편안한 감정으로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림이란 분별없는 모방행위로 초현실주의의 무의미한 것을 표현해서도 안되며, 그림 속에서 작가의 의식과
정신이 지나치게 강조되어서도 안되며, 캔버스에 표현되고 있는 작가정신과 조형적 구성의 내밀한 정형의 모색이
반반으로 적당하게 안정감으로 유지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이란 아름다움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아름다운 자체 안에서 아름다움의 본질을 감각화 하려는
추구에 의해서 느껴지는 서정적 순수함을 말함이다. 그것을 감각적인 감정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움' 50호
김성로 작가의 그림을 오랫동안 보면서 느껴지는 보편적인 느낌이지만 그의 그림은 다른 그 누구도 표방하거나
모방할 수 없는 오로지 그만이 할 수 있는 아주 독특한 개성적인 것으로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식은 달라도
그의 그림을 형상화 시키고 있는 다면구도 방식과 그의 그림에 등장하고 있는 생명적 개체들인 온갖 자연계의
실체들의 모습은 변함없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아주 좋은 느낌이다.
앞으로도 영구불변한 사물의 본질이 그의 그림에서 함축적 의미를 표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울러 그가
그림창작에 쏟고 있는 뜨겁고 숨찬 열정이 늘 끊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세계 유수의
화랑 벽에 그의 그림이 영구불변한 명성을 지고 확연한 명작으로 남기게 될 것이다.
그림은 사장되는 것이 아니라 애호가들에게 높은 값으로 팔려야 하며 애호가들이 소장함으로써 즐거움과 행복을
공유해야만 하는 예술과의 아름다운 정서적 만남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작가의 영혼은 항상 새로운 만남을 위하여 열정을 쏟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끝으로 교하아트겔러리에서의 그의 초대전이 지난 1월 7일 성황리에 끝났지만, 신병으로 이 감상문을 몰두하며
쓸 수가 없었기에 이제야 뒤늦게 집필하게 되었음을 사족으로 달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김성로 화백의 그림을
즐겨 감상하게 될 것이다.
글 /. 손소운 孫素雲
'이성과 감성' 50호로 철학적 사유가 담긴 작품으로 오랫동안 나의 시선을 끌었던 작품이다
' 희망, 평화' 25호
시화도자기들은 김화백의 초대전에 별전으로 참가한 한국영상문학협회 회원들의 시화도자기 작품들이다
* 손소운(본명 손흥국) : TV 프로듀서, 시인, 문화평론가. 1959년 문단 등단, 30여년간 CBS, MBC, KBS, EBS, DBS,
FBS에서 700여 방송작품 집필, 연출 제작.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뽀뽀뽀 우리는 친구" 와 MBC-TV 다큐멘타리
"대관령 1,2부작, EBS-TV " 하나뿐인 지구" "백남준 퍼포먼스"와 공민영방송 합동제작 "자유의 구름다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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