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나무 한 그루] 2001
산 꼭대기 나무 한 그루
혼자서 높이 자라 먼 곳을 본다.
험한 산 능선의 바위를 뚥고 억척스레 살아있는 나무를 붙잡으며 암벽을 오르다 아내가 돌아선다.
돌아 선 아내의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 한 발만 삐긋해도 천야만야한 낭떨어지가 계속되는 등산에 너무 겁이난 것이다. 돌아서자니 온 길도 무섭고, 앞으로 가자니 심장이 오그라든다고 한다.
겁먹은 아내의 눈이 14세 소녀의 눈처럼 맑았다. 결혼 후 그렇게 맑은 눈은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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