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길 위에서] 70*7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7
길 [ 途 ]
茶 爐 (다 로)
내가
세상에 빛을 보기 전
늘 한 곳에 존재했던 저 아득한 길에
내가 서 있다.
가려 해도 가지 않으려 해도
길이 있어 난 저 길을 한발 한발 걷는다.
걷지 않으면 되지 않을 것만 같은
내 생에 난 그 어느 것 하나 잡지 못한 채
산과 들녘 아무렇게 돋아난 억새풀 만
매만지며 난 그 무엇을 보았을까 .
영롱한 아침 햇살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동풍의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요동하지 않고 한 줄기 빛으로
내 얼굴을 비추니 가던 발길 멈춰
뒤돌아보며 걸었던 내 발자국을 본다.
白金色 구름은 그림자 없이
길 아래 비추고
길 위에 서 그림자 없는 나를 보라한다
글 출처 : http://blog.daum.net/ekfhg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