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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향수

김성로 [향수]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7

 

 


동심의 향수


              무중무


별빛 쏟아지는

강둑에 앉아

보리 향내 맡으며

고백하기 수줍어 고개 숙이던

그 옛날 그 모습

산 그리메 속으로 사라지고


토혈로 울어대는

두견새는 지칠 줄 모르는데

검붉은 선혈로 물든

세월 잊지 못해

소리 없는 산하의 통곡으로

별들의 눈물만 강물 위에 어리어라


삘릴리 삘릴리

풀피리 소리 끊임없이

강둑을 맴도는데


초승달 지나는 길목에

붉게 핀 진달래꽃 머리 위로

그 옛날 다정한 모습

샘물 되어 흘러내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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