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달이 웃는다]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1
달빛은 은빛으로 날리우고
동백꽃/서정부
이 밤
달빛은 은빛으로 날 리우고
고독이 애정으로 흐르는 시각
은은한 미소 가득히 머금고
후미진 곳까지 고루고루 뿌려진다
희망을 놓쳐버린
인생 부도난 사람들 가슴에도
철로 옆 빈민가에도
버려져 떠도는 아이들 가슴에도
달빛은 은빛으로 뿌려진다
은구슬처럼 날 리우며 자애롭게
잠시 잠깐 머물다가 가는 지구촌
후미진 언덕길 판자촌 숙소에서
풍족함이 넘쳐나도
마음은 언제나
욕심의 노예로 사는 인생
그 애환 서린 덧없음이
빈 가슴 소리만 요동치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을
이 모두가 미래 생의 행복으로
쌓임없이 사라지는
우리네 생명의 허상인 것을
그 환상의 미련 버리고
마음 풍족하게 날 리우자
은빛으로 쏟아지는
저 달빛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