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과잉시대의 문제점
경매에 있어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 할 8가지
글|홍경한, 월간 퍼블릭아트 편집장
중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작가 중 한명인 쟝 샤오강의 작품 <가족>.
최근 약 20억원에 육박하는 경매가를 보이고 있다.
①그림은 되팔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매우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도 최고 수준이거나 극소수의 작품만 남아 있지 않는 한 매입가 이상의 수익을 예상하며 다시 시장에 내놓기란 실제 어렵다. 즉 미술품은 구입과 판매가 현격하게 다르다는 것이다.(참고로 인터넷 경매는 그림을 되팔기가 쉽다고 선전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구입 후 1년이라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하고 그마저도 업자 측과 계약된 작가 작품에 한해서 거래가 용이하다. 관련 약관 등을 꼼꼼하게 읽어 보면 그리 녹록치 않음을 금방 알 수 있다.)
②오늘의 인기작가라고 내일도 인기작가라는 보장은 없다. 미술시장에는 일정한 주기가 있고, 여러 요소에 의해 그 인기가 언제 식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유명세에만 의존해 작품을 구입하는 것은 커다란 금전적 손해를 입는 지름길이며 따라서 자신이 수집한 정보와 안목으로 저가 작품부터 하나씩 무리 없이 구입하는 게 좋다. 현재 일부에선 집 팔아 그림을 산다고도 하는데 이는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③주식시장이 상승국면이라고 모든 주식이 전부 오르는 것이 아니듯이 미술시장에서도 잘못하면 상투를 잡아 곤혹스러운 결과를 맞을 수도 있음을 소비자들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주식에서처럼 그 결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으므로 화랑이나 경매업자들의 말에 혹해서는 안 된다.
④검증되지 않은 작가의 작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띄우거나 자기네 식구들부터 챙기는 ‘작전 세력’을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경매회사를 만든 화랑의 전속작가 작품위주로 활발하게 거래되거나 그 작가들의 작품만 천정부지로 가격이 폭등되고 있는 것만 봐도 작전세력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돌려대기’를 할 수도 있음을 역시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경매시장을 유심히 보면 쉽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⑤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위작문제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경매사들의 단점도 파악해야 한다. 설사 위작이라는 의혹이 있어도 경매사들은 공신력을 생각해 끝까지 진짜라고 우길 것이 뻔하고 외국과는 달리 감정위원을 공개치 않기에 주요 작가별 도록 등을 들춰보는 나름의 조사와 시장을 잘 알고 있는 평론가 등의 전문가 조언을 들어 보는 게 좋다.(참고로 스페셜리스트를 전문가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은 무조건 경매사 측 입장만 전달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엔 감정가, 위탁자, 낙찰자 등에 대해 신원을 공개치 않으며 감정의 경우에도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안목감정이 많으므로 감정의 결과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⑥작금 대안처럼 언급되는 인터넷 경매 역시 작품성과 진위(眞僞)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인터넷 경매가 투명하다느니 새로운 대안이라느니 하는 언론 보도를 무작정 신뢰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일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의혹마저도 있다. 오프라인처럼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돈이 흐르는 물은 대체로 맑지 않은 법이다.
⑦컬렉터들은 보통 경매사에서 발간하는 서적에 의존하나 이는 단순한 수치의 나열에 불과하고 경매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건조한 정보에 국한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진정 컬렉터로서 자질을 갖추고 위험요소를 줄이려면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있는 미술전문지나 미술시장연감 등을 활용하는 게 좋다.
⑧해외 유명 작가나 국내 작가에게서 벗어나 동남아 및 인도 등의 미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투자로서의 올바른 식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인도미술은 그 발전성이나 예술성, 시장성 면에서 중국 못지않은 저력을 갖고 있으므로 눈독을 들여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해외 유명 컬렉터들은 중국미술에서 인도미술 쪽으로 선회하는 중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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