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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청보리밭의 작은 소망

김성로 [청보리밭]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1999

 

 

청보리밭의 작은 소망  / 석산 김영준 

 

청보리 밭 위로 바람이 걸어간다

내 마음도 그의 뒤를 따라 가고있다

드 넓은 푸른 초원을 이룬 청보리밭 

내 몸은 시원한 청보리밭 바다 위에 떠있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일어나는 청보리

풋풋한 내음이 목구멍을 타고 시원스럽게 드나든다

저 위에 누우면 파아란 하늘이 이불되어주고

맑은 햇살이 나를 어루만져 주겠지

모든 걸 잊으며 살고 싶다

욕망으로 가득한 내 안의 나에게 묻노니

마음도 가슴도 모두 비우고 청보리처럼 굿굿하게 살자고...

이름모를 들새 한 마리 내 위를 날아가고

어디선가 꿩들의 사랑찾는 소리 들려온다

나는 지금 청보리가 되고자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옆의 청보리가 사랑스럽게 속삭인다 

"함께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행복이야!"

내 몸 여기 저기에서 청보리 새싹이 돋아난다

나도 청보리 초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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