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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홍해리(시모음)

가을 들녘에 서서 / 홍해리

                

 

 

 

가을 들녘에 서서


             시 : 홍해리

            그림 : 김성로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 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