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의 꿈
洪 海 里
아가리를 꿰어 무지막지하게 매달린 채
외로운 꿈을 꾸는 명태다, 나는
눈을 맞고 얼어 밤을 지새고
낮이면 칼바람에 몸을 말리며
상덕 하덕에 줄줄이 매달려 있는
만선의 꿈
지나온 긴긴 세월의 바닷길
출렁이는 파도로 행복했었나니
부디 쫄태는 되지 말리라
피도 눈물도 씻어버렸다
갈 길은 꿈에서도 보이지 않는
오늘밤도 북풍은 거세게 불어쳐
몸뚱어리는 꽁꽁 얼어야 한다
해가 뜨면
눈을 뒤집어쓰고 밤을 지샌 나의 꿈
갈갈이 찢어져 날아가리라
말라가는 몸속에서
난바다 먼 파돗소리 한 켜 한 켜 사라지고
오늘도 찬 하늘 눈물 하나 반짝인다
바람 찰수록 정신 더욱 맑아지고
얼었다 녹았다 부드럽게 익어가리니
향기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나
뜨거운 그대의 바다에서 내 몸을 해산하리라
(월간『우리詩』2009. 2월호)
출처 : 시인의 뜰 <洗蘭軒>
글쓴이 : 洪海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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