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파주교육청 명품교육에 어유중학교 선정(부록)
[부록]
## 각 언론사의 관심이 잇따르다.
[언론에 보도된 자료]
2008. 7. 9(수) 조선일보에 어유중학교 기사화
글과 그림이 아이들을 깨웠다
전교생 39명 파주 어유中 "내게도 꿈이 생겼어요"
"아이들 감성 키워주자" 교장·교감이 글·그림 지도
市 대회에서 전교생 전원 입상… 작품집 펴내기도
파주=김연주 기자 carol@chosun.com
"글 쓰는 게 좋아졌어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어유지리에 있는 어유중학교 다슬이(여·1년)는 올해 꿈이 생겼다. 소설이나 시를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지난 5월엔 시(市)가 주최한 글쓰기 대회에 나가 생전 처음 '상'도 탔다.
3학년 혜빈이(여)가 최근 갖게 된 꿈은 '심리치료사'. 그림이나 글로 마음을 다친 사람들을 다독여주고 싶다. 미술학원 한번 다녀본 적 없는 혜빈이도 최근 '파주시 초·중·고 미술실기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교생이 39명에 불과한 시골 학교가 글과 그림으로 빛나고 있다. 뭐든 심드렁하기만 했던 아이들이 저마다 꿈을 갖게 됐다. 작은 학교가 이렇게 확 바뀐 건 지난 3월 김어유(56) 교장이 부임해 '문화 교육'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어유중학교 김어유 교감이 학생들과 함께‘어유지의 꿈’작품집을 펼쳐보고 있다. 책 표지에는 화가인 김 교감의‘5월’이라는 작품이 실렸다. 김건수 객원기자 kimkhans@chosun.com
◆억눌린 마음을 글쓰기로
시인이기도 한 김 교장은 어유중에 오자마자 '문화'와는 담 쌓고 지내는 아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편모(偏母)·편부(偏父) 가정이나 조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80%가 넘고, 학원은커녕 영화 한편 보는 일이 '연례 행사'인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미술과 음악 등 예체능 과목은 전담 교사가 없어 인근 학교 교사로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받는 '순회 교육'이 전부였다. 김 교장은 "어린 시절 꼭 필요한 감성을 키워주기 위해" 문화 교육에 나섰다. 제일 먼저 '주말 작문 과제'부터 냈다. '나의 가족', '나의 꿈', '가장 슬펐던 기억은' 같이 간단한 주제를 주고 글을 쓰게 했다. 처음엔 한두 줄 쓰기도 힘겨워했던 아이들은 점차 A4용지 한 장을 빼곡히 채우기 시작했다. 행간 구분 없는 산문만 써오던 아이들은 저절로 '시'와 '만화'로 모양을 바꿔 제출하기도 했다.
"억눌려 있던 마음속 말들을 글로 털어놓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쌓여가는 아이들의 작품은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개인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졸업 때 나눠줄 생각입니다."
김 교장의 열성에 발맞춰, 화가인 김어유(51) 교감은 직접 '방과후 미술 수업'을 열었다. 평소 그림을 배우고 싶었던 아이들 10명을 모아 붓 잡고 물감 섞는 법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림 도구는 학교 운영비에서 마련했다. 글과 그림을 시작한 지 석 달 후, 어유지리 사상 처음으로 낭보(朗報)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파주예술제 그림 부문에 나간 학생들이 최우수상을 비롯해 전원 상을 받은 것이다. 또 시(市) 글쓰기 대회에서는 전교생 39명 모두 상을 타기도 했다.
◆시골 밤의 어유 문학제
어유중학교의 진짜 '큰일'은 지난 5월 17일 일어났다. 아이들이 지은 시(詩)가 전국에서 모인 시인들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됐던 것이다. 김 교장이 "문화의 텃밭을 가꾸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영상문학협회 시인 40명을 초청해 연 '어유문학제'에서다. 아이들은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전문 시인의 작품을 감상했다. 손소운 시인은 '서른아홉 물고기를 위한 노래'라는 시를, 김영준 시인은 '서른 아홉 그루 어유 송(松)에게'라는 시를 어유중 아이들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문학제에 참석한 한국문인협회 시 분과 김송배 회장은 "벽지(僻地) 학교에서 전국의 시인을 모아 문학제를 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시와 그림을 접해온 아이들의 눈이 유달리 반짝였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문학제는 끝났지만 파주시 곳곳에서 문학제에 전시됐던 아이들의 작품을 '모셔가고' 있다. 적성종합고등학교는 축제 기간 동안 어유중 작품을 전시했고, 문산청소년문화의집 길목에도 작품이 걸렸다.
이달 초엔 문학제에 제출했던 글을 묶은 '어유지의 꿈'이라는 작품집이 발간됐다. 예산은 교사들이 발품을 팔아 300만원을 후원 받았다. 아이들은 자기 이름과 글이 실린 책이 신기하기만 하다.
"영어나 수학을 배우는 것도 좋지요. 하지만 이 시기에 문학과 미술로 깨친 감성은 평생 지속되는 토양입니다. 시골 아이들의 거칠지만 살아있는 감성을 꾸준히 길러주고 싶습니다."(김운상 교장)
작지만 큰 꿈을 가진 어유중학교
전교생39명 파주 어유중 학생들 ˝내게도 꿈이 생겼어요˝
전교생이 39명에 불과한 시골 학교 ‘어유중학교’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파주시 교육청 주최 학생미술실기대회와 제10회 파주예술제(사생,휘호부문)에서 참가한 학생 전원이 수상하는가 하면, 파주시 청소년종합예술제에서는 전교생(3개반 39명)이 출품하여 최우수상을 비롯, 전교생이 전원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작은 시골학교가 이렇게 확 바뀐 이유는 뭘까? 이 학교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3월 고양고등학교에서 어유중학교로 발령을 받은 김운상(56) 교장은 ‘왜 하필이면 내가 그런 먼 곳에 있는 시골 학교로 가야하나’ 라는 씁쓸함으로 출근한 첫 날. 동화 속 그림처럼 조용한 마을에 자리잡은 학교의 모습과 그 속에 있는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눈을 보고 ‘이곳이 바로 내가 꿈꿔온 학교구나’ 하고 탄성을 질렀다.
아이들과 시화전을 여는 게 평소 꿈이었다는 김 교장은 김성로 교감, 허진철 교무부장 외 7명의 선생님들과 어유중학교에서 이 아이들과 만난 것이 운명적 만남인 것 같다고 한다. 김 교장을 포함한 10명의 선생님들은 착하고 순수한 아이들이지만 지역적 경제적 환경적인 이유로 문화적, 교육적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해 자신감을 잃은 아이들에게 ‘문화교육=감성교육’을 추진했다. 시인이기도 한 김어유 교장은 먼저 ‘주말 작문 과제’를 직접 챙겼다. ‘나의 꿈’ ‘나의 가족’ ‘나의 장점’ ‘가장 슬펐던 기억은’ 같이 간단한 주제를 주고 글을 써오게 했는데, 처음엔 한두 줄 쓰기도 힘겨워했던 아이들이 점차 A4용지 한 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덧 시와 만화 그림 등으로 모양을 바꿔 제출하기도 했다. 2학년 박민정 양은 "처음엔 시 쓰는 게 어려워 주로 산문을 써서 냈는데 시도 자주 써보니까 느는 것 같아요. 이젠 주말과제가 부담스럽지 않아요.” 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화가인 김어유(51) 교감은 직접 ‘방과후 미술 교실’을 열었다. 평소 그림을 배우고 싶었던 아이들 13명(전교생의 1/3이다)을 모아 기초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대부분이기에 그림 도구는 모두 학교 운영비에서 마련했다.
-또 하나의 가족-
어유중학교는 소규모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경기도교육청 시범학교(장학활동-교수 학습방법 개선)로 지정되었다. 교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적극적으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어유중학교의 장점이기도 한 교실의 ㄷ자형 좌석 배치가 교수-학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엎드려 잘수도 옆사람과 떠들수도 없는 이 구조는 저절로 토론식 수업으로 이어진다. 또한 파주교육청의 1교 1명품교육의 일환으로 ‘또 하나의 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하나의 가족’이란 가정이 아닌 학교에서 또 하나의 가족을 만들어 여러 여건상 받지 못하는 각종 혜택을 나누는 것이다. 9명의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4~5명씩 나누어 한 가족을 이루는데 아이들의 가정문제 진로 성적 등 모든 고민을 함께 나눈다. "다른 학교에서는 보통 담임 선생님을 우리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우리 선생님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모든 선생님이 담임이기 때문에 국어 선생님 체육 선생님 하고 지칭해야지 우리 선생님이라고 하면 누구를 말하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아빠같은 자상함으로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허어유 교무부장 선생님의 말이다. 작년에 이 학교에 온 허 선생님은 올 2월 졸업식장에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20여 년 가까이 교직에 있었지만 아이들도 울고 선생님도 울고 학부모도 우는 눈물의 졸업식은 처음 보셨다고. 출퇴근이 조금 불편하긴 해도 어유중학교에서의 교직 생활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가능한한 오래 재직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제동행 어울마당-
매월 셋째주 7,8교시에는 운동장이 부쩍거린다. 전교생과 전교원 전직원이 함께 모여 친선 도모 체육대회가 열린다. 두 팀으로 나눠 남자는 축구로, 여자는 발야구로 게임을 하는데 아이들보다 선생님들이 더 강한 승부욕을 내보인다고. 갇힌 교실 수업을 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겨 실시하는 사제동행 어울마당은 어유가족이 하나되는 어유중학교만의 독보적인 행사로 경기 후에는 다과 등을 함께 하며 사제, 교우 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있다.
-어유문학제-
지난 5월 17일 김어유 교장의 꿈이 이루어졌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시골 작은 학교에서 한국영상문학협회 시인 24명과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소속 시인 30여명을 초청해서 시화전과 시낭송회를 열었다. 아이들이 지은 시가 전국에서 모인 시인들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되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전문 시인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손소운 시인은 ‘서른아홉 물고기를 위한 노래’라는 시를, 김영준 시인은 ‘서른아홉 그루 어유 송(松)에게’라는 시를 어유중 아이들에게 헌정했다. 이날 전시되었던 작품들은 문학제 이후 적성종고 축제 기간에도 전시되고 문산청소년문화의 집에서도 재전시되었다. 올 가을 율곡문화제에 가면 이 작품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사랑의 학교-
어유중학교를 다녀오면서 이탈리아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사랑의 학교’가 떠올랐다. 사람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신분이나 재산이 아니고 성실과 용기임을 몸소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이 계시고 자연과 어울어진 최고의 교정이 있는 이 학교야말로 한국판 사랑의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는 어머니란다.
너를 크고 강하고 착하고 공부 잘 하는 너를 만들어주지 않았니.
그러니 절대 학교를 잊어선 안돼.
넌 어른이 되고 세계를 돌아다니고 큰 도시들도 보고 놀라운 박물관들도 구경하게 될테지만 그 대부분은 금방 잊어버리고 말거야. 하지만 이 소박한 흰 건물.
네 지성이 처음으로 꽃봉오리를 피운 이 작은 정원은 네 삶이 끝나는 날까지 머리 속에 그대로 남아 있을거야.
(사랑의 학교 본문에서)
■ 글 : 시민리포터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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