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금)
오랜 가뭄 끝에 기다리던 눈이 왔다.
작은 눈이라도 시골길은 위험하다.
아침 출근길에도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 가드레일을 박아 부서진 차량을 보았다.
눈 내리는 길은 무조건 천천히 달려야 한다.
떡고물 앉듯이 내려앉은 눈
나는 이 풍경이 좋다.
오래도록 지켜보고 있으면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
어유중학교에 대한 애착은 이 풍경 탓인지도 모른다.
하도 시끄럽게 울어서 돌아보니
팥배나무 가지 끝에서 새 한 마리가 날 보라는 듯 자태를 뽐내고 있다.
눈 앞의 현실이 이처럼 뒤엉켜있는듯 보여도
눈을 들어보면 세상은 환한 눈으로 덮여있어 거칠 것이 없다.
눈 덮힌 저 벤치에 앉아보고 싶다.
평화롭게 천천히 눈이 내린다.
까치 한 마리가 나무 꼭대기에 홀로 앉아
내 집에 눈이 자꾸 쌓인다고 하소연한다.
아닌가?
오랜만에 내리는 눈세상을 보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걸까?
한 아이가 운동장 눈을 밟아보고 있다.
가만히 교무실에서 내려다 보자니
시상을 떠올리는지 끝없는 사색속에 빠져있다.
나는 저 흰 세상을
홀로 걷는다.
비록 구부러진 길이지만
마음껏 생각하고
그리고
내 멋대로 걷는다.
그래
네 길을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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