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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글(MY WORK)

동해바다 / 솔뫼 김성로

                   

 

 

                     

 

 

 

동해바다 / 솔뫼 김성로

이제야
숨이 쉬어진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입으로 숨을 쉰다
흰 파도를 일으키는 해풍아
나의 입으로 들어와
나의 몸속을 깨끗이 정화시켜다오

거센 파도가 부딪쳐도
갈매기들은 신경도 쓰질 않는다
모두 모여 있는데
홀로 떨어져 앉아있는 갈매기
가까이 다가가도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다

바닷가에서는
같이 있어도 모두 외롭다
바다를 바라보지만
보는 곳은 모두 다르다

동해에 오려거든
홀로 와야 한다
파도가 갉아내고 있는 바위에 앉아
잊혀지고 있는 바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뭍에서 안고 온 모든 사연들을
풀풀 날려버리기 위해서는
아무 소리도 말아야 한다

바다는
마음 깊은 곳의 고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