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노래
시/ 김기희
그림/ 김성로
고통도 때로는 달작지근하지
내가 나를 몰아부치며
욱박지르며
싱그러운 쪽으로 고개 숙이는
세상 한 켠은 곱지
살아가는 노랫말은 서툴러도
빛바랜 사진처럼
두고 두고 안쓰러운 사랑
햇살 건지는 손 길은 곱지
오고 갈 때를 아는 바람
바람을 앞지르는 한 줌의 공기
지닌 것 풀어 놓을 때
흘러 넘치는 세상
찬 비를 예감할 수 없는 우리
언젠가 조용히 해는 기울고
조금씩 잘라내는 아픔
고통도 때론 달작지근하지
메모: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것이다.
물론 평생을 복되게 살다가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특별히 하늘에서 내려준 선택이 아닌 이상 불가능 한 것이다. 어차피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라면 자신을 건너편 집의 담벼락에 걸쳐 놓고서 조용히 바라보라. 연민이 가기도 하지만 한 편 우습기도 할 것이다. 이렇듯 모든 사물을 객관적으로 직시하면서 우선은 자신을 사랑하듯 고통도 사랑할 수만 있다면, 물론 억지의 괴변이지만, 외진 행로로 떠나는 축제의 침묵으로 조용히 아주 조용히 자신과의 타협을 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올린다. -김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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