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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어유중학교

어유의 가을

 어유의 가을(10/6. 화)

 

붉고 노란 색깔들로

어유의 뜰이 채워지고 있다.

 

 교사 뒷편의 산벗나무

 

 들판 전체에 가을 향기가 배여있다.

 

 쪼그라 든 명자열매에서

 화려했던 봄날 명자꽃을 떠올려 본다.

 

 

<봄날의 명자꽃>

 

 

벌과 나비 유혹하느라

빨강색과 흰색으로 화려하게 치장하더니

조막만한 열매 하나 단 후

잉잉거리던 뜨네기들 모두 물리치고

따가운 햇살에 익히고 익힌 탱탱한 밑천 

 

가시 끝을 세워 손도 못대게 소중히 아끼더니

찬바람 불자 할머니 피부처럼 쪼그라 들었구나

그러고도 아직 칼날같은 가시를 세움은

 

화려한 봄날의 꽃단장을 못잊어

커다란 호박벌의 추근거림을 못잊어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아이들을 못잊어

 

그리고

아직 다하지 못한 업장이 남아있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간다.

 색깔의 반복으로 인한 율동감으로

 은행나무의 가을은 어지럽다.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은행 열매들

 

 

 어유문학제의 추억은

 아직도 커다란 꽃 하트로 남아있다.

 

 플라타너스 잎이 서서히 말라가고

 

 먼저 떨어진 잎들은 서걱이며

 지난 계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연초록으로 피어나

 모진 비바람도 이겨내면서

 악착스레 매달려 있었으나

 이제 때가 되었으니

 미련없이 놓아버린다고

 삶은 이러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