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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어유중학교

10월의 어느날(10/16.금)

 10월 16일(금)

저녁에 큰 비가 온다는 날씨가

오후에도 햇살이 찬란하다.

어유지리의 먼 산 색들이 군데군데 붉어진다.

잠시 후엔 온 산이 붉게 물들 것이다.

 

 

 단풍이 든다고 느끼기 전에 낙엽이 지고 있다.

 

 바짝 말라서 떨어져 버린 나뭇잎

 바람에 밀려 운동장을 구르고 있다.

 

 음지쪽의 은행나무는 이제야 곱게 물이든다.

 

 고운 단풍의 눈부신 아름다움과

떨어져 낙엽이 되어버린 잎새들의 무상함이

묘한 대조를 이루며 생각에 젖어들게 한다.

 

 

 

 

가을 오후의 햇살은

은행잎을 투명하게 꿰뚥고

노랑색 눈부심으로 잘게 부서진다

볼 때 마다

새롭게 밝아지는 경이로움은

단지 은행잎이 아름다워가 아니다

 

갈색으로 말라가는 플라타너스 잎과

미쳐 물들지 않은 연두빛 잎사귀들

그리고

푸른 하늘과

맑은 가을 햇살과

출근길 임진강변을 줄지어 나르던 철새들

그 날개짓을 따라 흘러가고 있는

가을에 물든 여린 마음 탓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