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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여행,사진,글,기타(trip)

변산반도(2010,2,17)

 2월 17일(수)

 

명절 연휴가 끝나고

서해안을 따라 변산반도로 길을 떠났다.

오늘 밤부터 폭설이 내린다는 예보로

1박2일의 일정이 하루로 줄어들었다.

저녁에는 서둘러 올라가야 한다.

오후 1시경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 격포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간단히 점심을 먹고 해안가를 둘러보았다.

 

새만금 사업으로 해수욕장의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는

식당주인의 푸념을 들으니

겨울 바다가 더욱 쓸쓸해 보인다.

 

하늘은 흐려 있고

겨울바람은 세차다.

한적한 바닷가의 풍경이 내가 찾던 곳이다.

홀로 텅 빈 바닷가를 걸어보고 싶었다.

답답해진 마음을 차분히 돌아보고 싶었다.

 

바다에는

작은 섬들이 있다.

확 터진 풍경에도 맺히는 곳이 있다.

마음속 풍경도 그러하다.

정체 모를 그리움 하나

가슴 속에 품고 있다.

 

한여름 북적대었을

바닷가 식당

모두가 떠나버린 

황량한 풍경 사이로

찬바람이 매섭다.

 

그 여백이 필요했다.

아무런 기대감도 없는

텅 빈 여백이 그리웠던 것일게다.

그래서 먼 길을 떠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채석강으로 발길을 돌렸다.

 

 

밀물 때라

겅중거리며 채석강으로 들어섰다.

 

 

바위틈에서 눈에 안 보이는 물이 흐르고 있었구나.

고드름이 맺혀 있는 채석강

 

 바닷가라

절벽의 물기는 촉촉한 바닷바람의 영향인 줄 알았었다.

말라 죽어 있는 바위로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 틈 사이로 작은 흐름이 있었다.

 

 

세월에 씻긴

채석강 겨울 절벽에서

멈춘 듯 멈추지 않는

생의 의지를 느꼈다.

 

  

 

 

 

 

 아름다움은

긴 세월의 인내와

깎여나가는 고통

그리고

거짓 없는 삶의 진실

 

 누가 저 산 위에 팔각정을 지었을까?

 

 멀리서 보는 풍경은

고요한 아름다움이다.

멀리서 보거나

가까이서 보거나

모두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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