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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여행,사진,글,기타(trip)

가을호수

 

2012년 11월 초

일산 호수공원을 걸었다.

 

 

 도심 속에 호수풍경이 있다는 것은 일상에 쫒기는 마음에 여유를 갖게 한다.

 

흰 장미 꽃봉우리를 보니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어간다.

 

꽃잎 끝에만 분홍빛 살짝 물들이고 

청순한 흰빛으로 감추고 감추고 또 감추는 몸짓

돌아서는 발걸음마져 유혹하는  은은한 향기

교태로운 여인이여! 

 

 

호수에 하늘이 담겼으니

시들어 말라가는 연잎 줄기

하늘로 향한듯

하늘호수에 제 멋대로 자유롭다

남의 흉내를 내지 않으니

이토록이나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

 

 

 

화가가 일생을 걸고

어느 경지에 오른들

이토록 자유롭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가을은

호수에 빠진 상념

호수에 담긴 하늘

흰 구름 사이로

취한 듯 비틀린 연잎줄기

물에 빠져 하늘을 찌른다

구름 사이로 헤엄을 친다

봄부터 가을까지

하늘로 이르는 길을 찾아

허위허위 걸어온 길

늦가을  호변에 멈추어 서니

날은 저물어 오슬한 찬바람

어두운 소롯길따라

지나간 계절의 아픈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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