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여러가지 골치 아픈 일들로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10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사는게 이것이 아니다 싶어 모든 일들을 팽개치고 가을비 속으로 젖어 들어갔다.
고령산은 비안개 속에서도 고운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고 있였다.
고령산의 보광사는 경기 북부지역 말사이다.
비구름에 산봉이 덮혀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산중턱의 능선 형태를 볼 수 있었다.
그 푸르디 싱싱하던 고령산도
계절은 어쩔 수 없었는지 갈색으로 물들고
산울림 쩌렁하던 당당한 산능선 마져
단지 침묵으로 가을비에 젖고 있다
심란한 나그네의 눈길이 머문 곳
웅장한 봉우리가 안개구름으로 감추어지니
비로소 드러나는 산허리의 깊은 골
당당한 위용 속에 품은 소리 없는 인고의 세월
나그네의 가슴을 적시는 저 주름, 낮은 한숨
가을비에는 어머니의 깊은 한숨 소리가 배여있다.
붉다, 누르다, 푸르다 하지 마라
머잖아 훌훌 털어버릴 잎사귀려니
붉다, 누르다, 푸르다 하라
저마다 생긴대로 살아야 하느니
참, 나무들은 현명도 하다.
때가 되면 미련 없이 고운 옷도 버릴줄 안다.
돈, 명예, 지위, 욕망........
때가 되면
저 나무처럼 버릴 줄 안다면
낙엽처럼 거름으로 사용할 줄 안다면
'자연에서 > 여행,사진,글,기타(trip)'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새해 첫눈 (0) | 2013.01.02 |
---|---|
가을호수 (0) | 2012.11.09 |
2012남한산성 문학제 시화 (0) | 2012.10.10 |
괴산 산막이길 (0) | 2012.06.24 |
괴산 산막이 옛길 시비 (0) | 2012.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