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부부], 테라코타. 2006
1
대학시절 대학원 진학을 위해 공부를 하던 때의 이야기다.
아무리 공부를 해도 영어성적이 오르질 않았다.
중, 고등학교 시절 돈이 없어서 학원 문턱도 못가보고 흔한 참고서 한 권도 사 보질 못했다.
순전히 교과서와 사전만으로 암기하여 대학을 들어 온 나에게는 영어는 정복하기 힘든 과목이었다.
"영어공부가 너무 힘들어. 아무리 해도 성적이 오르질 않으니 어쩌면 좋겠냐?"
친구에게 푸념을 하였다. 이 친구는 최면술사 자격도 갖고 있는 친구였다.
"영어는 쉬운거야. 미국인에겐 단지 일상적인 말일 뿐이야."
"......!"
친구의 이 말 한 마디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랬다. 영어는 그냥 단순한 언어에 불과했다.
확신이 생겨서 용기를 냈고 결국 원하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었다. 생각하기에 달려있었다.
2
이 친구에겐 또 하나의 빚이 있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 교수님과 상의를 했더니
"그 대학원엔 타 대학 출신이 입학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진학해도 물에 뜬 기름처럼 맴돈다 하더라."
나는 좌절했고 한동안 방황했다.
결국 이 친구를 찾아갔다.
이야기를 듣고 친구가 말 했다.
"우린 항상 물에 뜬 기름 같은 존재였잖아."
이 짤막한 한마디에 나는 자신이 생겼고 결국 원하던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친구의 진심어린 말 한마디는 커다란 힘이 된다.
이 친구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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