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하늘의 별] 2001
오늘 아침 갑자기 죽은 후배 정영상이 생각났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란 시집으로 알려진 시인 정영상과의 인연은 대학 입학 전 부터였다.
대학입시를 위해 미리 공주에 올라온 영상이가 나의 작업실이었던 강변화실에 다녔었다.
큰 키에 커다란 눈과 다분히 감성적인 말투 때문에 특이하게 느껴 졌었다.
입학 후에도 자주 어울리다 보니 후배가 읊조리던 시귀들을 나도 모르게 따라 외우게 되곤 했었다.
후배 영상이가 죽기 6개월 전에 수원까지 올라왔었다.
저녁 늣게 갑자기 전화가 왔다. 반가왔지만 늣은 시간에 온 전화라 머뭇거리는데
"오늘 나를 못 보면 50년 후에나 볼 수 있을 것이오."한다.
나가서 만나보니 펑펑 울어댄다. 원인도 모르겠고, 하도 감정이 순간적으로 깊어지는 친구라 난감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순수하고 어린아이 같은 감성을 지닌 친구였다.
" 선배, 하루에 한 번씩 하늘에 별보는 일을 잊지마시오."
무슨 말인지 헤아리지도 못한채 밤을 지새고 영상이는 떠나갔다.
6개월 뒤 풍문으로 영상이의 죽음을 알았다.
'이미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구나.'
오늘아침 정영상의 시를 다시 읽어보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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