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그대 있는 곳에] 70*7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7
그대 있는 곳에
무중무
그대 있는 곳에
나 항상 곁에 있어요.
우린 본디 하나였잖아요.
그대 있는 곳에
나 항상 곁에 있어요.
우린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바람이 불어요.
그대 아픔이 내게로 밀려오고 있어요.
우린 하나이기에 느낄 수 있어요.
세월의 빈 수레 타고
우리 달려가요.
푸른 초원 끝
맑은 샘물이 넘치고
벌 나비 춤추는 꽃밭에
우리 함께 안식처를 가꾸어요.
그대 있는 곳에
사랑의 꽃씨를 뿌려요.
이제 아픔의 짐을 벗고
여기 무지개 둥지를 틀어요.
작년(2006) 작품 전시 마지막 날 미쳐 작품 철수를 못하고 지인들과 찻집에서 환담 중이었는데
한 노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작품 한 점이 마음에 드니 팔라는 것이었다.
"거기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누가 가져가기로 했는데요." 하니
일단 만나자고 하신다.
다음 날 만나뵈니 불쑥 책을 한 권 내미신다.
[그림이 있는 작은 이야기 - 사라져 가는 것들을 위하여]라는 수필집이다.
본인이 직접 제작한 그림과 진솔한 수필이 수록되어 있었다.
작품솜씨와 수준이 전문가를 빰친다.
연세대학교에서 총무처장을 하시다가, 정년퇴임하시고 미술작품 갤러리를 운영하셨다 한다.
황송하여 어찌할 줄 모르는 데
"교육자가 뭔 돈이 있겠소. 저 그림 한 점이 마음에 드니 무조건 싸게 달라."고 하신다.
미숙한 내 그림이 좋다는 데야 가격은 문제가 아니었다.
먼저 예약을 하신 분께 사정을 하고, 작품을 다시 좋은 액자로 표구를 한 다음
그 분께 드렸다.
아시긴 하실까? 표구비가 그림값과 비슷했다는 것을.......
이 분이 오상진교수님이시다.
그 후 몇 번 만나 뵈었었는데 일상에 쫏기다 보니 안부도 못 전해드렸다.
오교수님께서 미안해하며 본인이 쓰던 물감을 주셨었다.
위 그림이 오교수님이 주신 물감으로 제작한 것으로
그 작품과 유사한 주제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