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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야생화 한 떨기

김성로 [야생화 한 떨기]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1

 

야생화 한 떨기


               무중무


비 그친 뒤

오솔길을 걷노라면

어스름 달빛 아래

고개 숙인 야생화여!


가슴에 고이 접어

남몰래 품어 온

꿈길 걷던 첫사랑.


곱게 펴 단장하며

빗속에 떨며 향기로 피었어라.


수레바퀴에 짓밟히는 세월에

잊을 길 없는

첫사랑 향기에 취한 채

기다림에 지질 줄도 몰라라.


산길 오르면

반기는 건 오직 하나

야생화 한 떨기어라.

(순박한 사랑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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