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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옹이

 

김성로 [옹이]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1

 

 

 

 

옹이


            김환식


느티나무 밑에 앉아

늙어가는 살갗을 본다

쭈글쭈글 두꺼워진 피부에는

수더분한 저승꽃들

처연하게 피고 진 자리

풀지못한 삶의 사유들

실패에 두들두들 감겨있는 것이다

사유가 고요에 묻힌다

고요의  깊이도 허공처럼 깊다

나무도 늙으면

사유의 허공이 깊어지는 것이다

깊어진 매듭들이 생각에 밟힌다

고요를 밟고 온 한 생의 음각들

공룡의 발자국보다 깊게 퇴적 되었다

퇴적된 생각들이 허공속에 갖혔다

그러한 잠시,아주 볼품없는

삶의 옹이 하나

살갗에 돋아있다

 

글 출처 : http://blog.daum.net/ceoki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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