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숨결에 젖어] 2007
[23장/잠자다 깨어보니 헌 담요에 달빛이 쏟아지는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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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澗邊 携杖獨行 立處, 雲生破衲.
송간변 휴장독행 입처, 운생파납.
竹窓下 枕書高臥 覺時, 月侵寒氈.
죽창하 침서고와 각시, 월침한전.
소나무 시냇가에 지팡이 끌고 홀로 걷다 문득 서니 ,
흰 구름이 해진 누더기에서 일고,
대나무 창 아래 책을 높이 베고 누웠다가 문득 잠을 깨니
밝은 달빛이 낡은 담요에 쏟아지누나.
[해설]
가진 자가 누리는 행복은
가난한 자의 처지에서 본다면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가난한 자로서는 가진 것이 없으니
제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런 행복은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난한 자도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습니다.
그것을 설명한 것이 바로 이 구절입니다.
헌 누더기를 걸쳤다든가, 낡은 담요를 덮었다고
하였으니 분명 가난한 선비이리란 생각입니다.
그러나 소나무 숲속의 시냇가를 산책하고
대나무 우거진 창가에 누워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가진 자로서는 누릴 수 없는, 나름대로의 행복이 아닐까요.
그리고 마음만 먹는다면 이런 행복은
누구나 어디서나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출처:김성로 블로그 http://blog.daum.net/ksm416
출처 : 쓸쓸히 채워져 있고 따뜻이 비워진 숲
글쓴이 : 들이끼속의 烏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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