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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바람에게

김성로 [바람이고 싶다] 45*45cm, 한지위에 수묵. 2007

 

 

 

 

바람에게 / 안희두



어둠에 천년쯤 취한 바람이고 싶었어라

먹구름 가득 안고 한 사날 퍼붓다가

무지개 하늘에 띄우곤

헤살스레 웃고파라


술독에 뿌리를 내린 바람이고 싶었어라

속곳가지 모두 찢겨 나폴거리는 시래기로

죽 쑤어 구멍을 때우곤

시원스레 살고파라


얼음을 더 부풀리는 바람이고 싶었어라

체온을 핥아내어 흰눈 속에 파묻으며

누더기 훌훌 벗겨내곤

새 봄옷을 짜고파라

 

 

 

 

 

 

 

                                   

                                    글 출처 : cafe.daum.net/an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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