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외로움] 45*45cm, 한지위에 수묵. 2007
내 사는 것의 밑바닥에는
이철건
가까웠던 옛친구들과 만나
회포를 풀다가
이내 가치관의 차이를 느끼며 돌아오는
그런 외로움
풍경에서 밀려 난 외진 강둑에
물소리 들으며 앉아 있으면
시간의 저 편 기슭에서 반딧불처럼 날아 와
가슴 속 풀숲으로 숨어드는
그런 이야기
구겨진 와이셔츠 단추 몇 개 풀어헤치고
의자 깊숙이 묻혀 있으면
끄으름 같은 세상의 근심 속에서
저만치 불빛처럼 깜박이는
그런 근원의 그리움
닿아 있으면서도
실천해 내지는 못하고
뒤척이기만 하는 생각 속에서
툭 툭 갈대 꺾이는
그런 아픔
그런 것들이
마알간 눈물로 고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