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사랑합니다] 45*45cm, 한지위에 수묵. 2007
눈꽃雪花 의 서정사랑
석산 김영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친구집 집들이 후
모두들 차를 타고 떠났는데
그냥 걷고 싶은 마음에
차를 눈 속에 묻어 두고 걷습니다
자동차 바퀴에 깔린 하얀 눈이
소복을 더럽히며 아파합니다
저 눈은 내릴 곳을 잘못 찾아왔나 봅니다
지금쯤 한적한 오지에 내려앉은 눈은
온 세상을 아름답게 그려놓고 있겠지요
그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하얀 눈과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며
제 자신을 하얀 눈처럼
그렇게 되게 하고 싶습니다
도시를 하얗게 감싼 그 속에는
온갖 지저분한 것들이 잠시 덮여져도
산간 오지를 덮고 있는 하얀 눈 그 속에는
아름다운 고향의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깨끗한 어린아이 마음이지요
하얀 눈을 맞으며 걷는 제 가슴에도
눈꽃雪花은 피어 나네요
어여쁜 꽃이에요
이 길을 당신과 함께 걷고 있다면
오늘 밤은 더더욱 멋질겁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과 헤여진지 이틀 밖에 안됐지만
곁에 있어도 보고 싶은 당신인데
흰눈을 밟고 홀로 걷는 이 길이 아쉽습니다
언제나 당신 가슴에 머물고 싶고
당신 마음속에 홀로 있고 싶습니다
이 생이 다 할 때까지 당신은 나의 종착역입니다
설령 간이역에 내려 잠시 쉬어 간다 해도
마지막 역은 당신뿐입니다
오늘밤 이 가슴에 핀 눈꽃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데
당신이 가까이 오면
당신을 향한 열정 때문에
녹아 없어질까 염려 되네요
내 가슴에 핀 하얀 눈꽃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피었습니다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내리는 눈송이 송이마다
당신의 그리움이 녹아 내립니다
언젠가 공원에서 흰눈을 껴안으며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던 당신이
지금 함께 있으면 정말 신나할 텐데
나 홀로 맞는 이 하얀 눈이
그 때만 못하게 느껴집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진정으로 당신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부부이기 이전에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입니다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는 다정한 우리
펑펑 내리는 이 하얀 눈 사이로
당신에게 향하는 사랑을
내 마음의 종이비행기에 가득히 적어
당신의 하늘을 향해 날려봅니다
눈 속에 피는 사랑의 꽃을 당신에게 보냅니다
'그림과 글 > 그림과 시(picture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0) | 2007.12.27 |
---|---|
나무가 되고 싶다 (0) | 2007.12.23 |
당신을 위한 기도 (0) | 2007.12.18 |
북풍에 마르는 자아 (0) | 2007.12.18 |
고독한 연가 (0) | 2007.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