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인드라망]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8
시인과 나 / 솔뫼 김성로
이 외로움의 정체는 무엇인가?
눈 덮힌 들판을 헤집고 다녀도
구멍 난 독처럼 채워지지 않는 갈애
시인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시와 그림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죽어버린 시에 대해 한숨을 토하고
포스트모더니즘의 한계를 떠올려도
다만
시인과 나와의 관계만 존재한다.
텁텁한 해장국에 멋쩍은 미소를 지닌
나는 너를 사랑하고
비록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너의 글을 사랑한다.
순수를 향한 그 몸짓을 사랑한다.
눈 녹아 질퍽해진 길을 걸으며
인드라망을 떠올린다.
* 인드라망
사람들은 마치 스스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비추고 있는 밀접한 관계이다.
이것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세상과 인간과의 관계이기도 하다.
이 세상 모든 존재가 하나하나 별개의 구슬같이 아름다운 소질을 갖고 있으면서
그 개체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결코 그 하나가 다른 것들과 떨어져 전혀 다른 것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존재계의 모든 것이 구슬들처럼 서로서로 그 빛을 주고받으며 하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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