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고향의 봄] 90*90cm, 한지위에 아크릴. 2008
고향 들녘 / 조동목
그때 그 바람도 이렇게 매서운 맛이었을까
찬바람에 할퀴는 빈들의 신음 소리 듣고 있으니
어디선가 어머니 숨소리 들려와
왜 세찬 바람을 맞아야 하는지, 어리석은 내 질문에
침묵뿐이고
문득문득 지난 기억 들추는 논두렁길
방학 때 귀향해 논두렁 깎는 막둥이 뒤에
머리에 수건 두른 어머니 이고 온 점심 내려놓으며 아버지 부르신다
이글거리는 햇살에 까맣게 타버린 아버지 미소가
땀에 젖은 채 날 보고 빙그레하는데
갑자기, 바람 소리 나를 깨우며 마른 들녘 지나간다
모처럼 사람 냄새 가득한 마을로 돌아오는 길
오랜 세월 앞 냇가를 지키는 큰 버드나무
잔가지로 멀리 있는 봄을 부르는 손짓에
내 유년은 벌써 버들피리 불면서 들판을 뛰어다니고
목마른 계절 걷히고 비옥해지는 풋풋한 노래
노을빛으로 채색되어가는 하늘에 울러 퍼지는 듯하다
고향의 봄은 그렇게 오고 있나 보다
When I Dream - Carol K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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