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花甁의 꽃

김성로 [화병의 꽃] 45*45cm, 한지위에 아크릴. 2008

 

 

 

 

花甁의 꽃 / 김 춘 기



햇살에 취한 그 날

허리 쓱 잘려졌다.

피 뚝뚝 흘리며 혼절한 흑빛 잎새

차디찬 분무기 물살에

水晶처럼 눈을 뜬다.



귀도 손도 떨어지고

꿈마저 베어져서

통증 참아내며 화병에 꽂혀 운다.

연둣빛 비린내들이

내 주위를 나뒹군다.



눈감고 귀도 막고 서러움 삭혀가며

꽃으로 태어난 걸 탓해본다, 문득문득

탁자 위 빨간 꽃잎이

내 想念을 썸벅 벤다

 

 

 

 

'그림과 글 > 그림과 시(picture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과 함께라면...  (0) 2008.02.25
외로운 기다림  (0) 2008.02.21
어리석은 놈  (0) 2008.02.16
고향 들녘  (0) 2008.02.11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0) 2008.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