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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미술교육

[스크랩] 아이디어 막히면 놀아라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던 문제라도 한동안 씨름하다 보면 어느 때인가 갑자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를 때가 있다. “아하! 이거구나.”하고 그 해법이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다. 이것이 통찰이다.

통찰이란 한마디로 말해 어느 순간에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통찰이란 어떤 계기로 문제에 내재된 심층적인 구조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심층적인 구조를 파악하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또 그것이 어떻게 변해가게 될 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통찰은 왜 갑자기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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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이란 갑자기 떠오른다. 적어도 갑자기 찾아오는 것처럼 보인다. 보이지 않던 구조가 무엇인가를 계기로 갑자기 보이게 되는 것이다. 통찰이란 왜 갑자기 찾아오는 것일까?


우리는 문제를 놓고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저렇게도 생각해본다. 또 이렇게도 풀어보고 저렇게도 풀어본다. 그래도 풀리지 않기는 마찬가지지만 뇌에서는 서서히 변화가 일어난다. 문제풀이와 관련된 지식들이 조금씩 활성화되는 것이다.

뇌 속에 저장된 장기 의미기억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는 물론 다른 일을 할 때에도 문제풀이에 필요한 장기기억 정보가 약하게 활성화될 때가 있다. 이러한 과정이 거듭되면서 문제풀이와 관련된 기억들의 상당수가 활성화된다. 그러다 어느 선(보통 이것을 역치라고 부른다)을 넘으면 그것이 표면의식으로 떠올라 문제를 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통찰이 떠오르는 메커니즘이다. 이것을 보통 활성화 확산이라고 부른다.


물론 이러한 설명에 대해서 반론은 많지만  활성화 확산설은 심리학자들이 좋아하는 설명임에는 틀림없다. 여기에는 통찰을 신비한 것이라 여기는 관점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어 통찰을 실증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해결의 4가지 과정

왈라스는 창의적인 작업은 다음과 같은 4가지의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준비기(preparation).

어떤 과제나 문제에 대하여 되도록 많은 자료를 준비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검토해나간다. 과학자들은 어떤 과제에서 돌파구를 찾을 때까지 광범위한 가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시행착오를 거친다. 이러한 가설 공간을 개념 공간, 혹은 문제 공간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개념공간에서는 다양한 가설이나 선택지가 검토되고 폐기되고 또 제기된다. 화가라면 이 과정에서 최종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수많은 스케치를 그릴 것이다. 경영자라면 수많은 선택지를 놓고 그것을 선택했을 때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수없이 따져볼 것이다.


창의적인 작업일수록 준비기에서 막다른 골목(impasse)과 마주치기 마련이다.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는 것이다. 이러한 막다른 골목이 생겨나는 이유로는 비슷한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창조적인 작업이란 새로운 것이다. 누군가 해보지 않은 것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스스로 찾아야 하는데 그것을 자기가 만든 개념공간 안에서만 찾다보니 나올 수가 없다. 기존의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려 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막다른 길과 조우해 문제해결의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를 않게 되면 자연스럽게 2번째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부화기(incubation)

이 단계에서는 관련된 자료를 검토하여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간다. 관련된 자료가 부족할 때에는 숙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더 깊게 생각해보는 과정이다.


도무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를 않아 문제를 잠시 놓아둘 때가 있다. 이때 문제해결법이 부화된다. 이러다보면 문제와는 관련이 없는 다른 활동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문제해결법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실베리아(Silviera)는 조금 까다로운 통찰문제를 가지고 부화효과를 측정했다. 통찰 문제란 처음에는 막막하지만 어느 순간에 갑자기 풀리는 조금 까다로운 퀴즈이다.  휴식시간 없이 계속 문제만 푼 집단에서는 30분후 참가자의 55%가 문제를 풀었다. 30분 문제를 풀고 30분 휴식한 뒤 문제를 다시 푼 집단에서는 64%가 문제를 해결했다. 4시간의 휴식을 취한 마지막 집단에서는 85%가 문제를 풀었다. 부화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왜 이런 효과가 나타났을까? 사람들은 문제를 자기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풀려한다. 그러한 익숙한 방식을 고집하다 벽에 부딪히면 방식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데 흔히들 그렇게 하지를 못한다. 사람이란 존재는 원래 과거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하기를 꺼려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를 계속 생각하고 있을 때에는 주어진 틀 안에서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러다 보면 심적 태도(mental set)가 고정되어버려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게 된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다 보면 고정되었던 심적 태도가 풀어진다. 심적 태도가 풀어진 상태에서 문제를 다시 보면 시각이 달라져 통찰이 떠오르기 쉬운 것이다. 부화효과의 또 다른 설명으로는 앞에서 말한 활성화 확산이 있다.


조명기(illumination)

부화기는 급작스러운 통찰이나 영감에 의하여 끝이 난다. 새로운 생각이나 해결방법 등에 관해 통찰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무의식 중에 “아” 또는 “알았다”는 생각이 들며 그 때까지의 꿍꿍 앓던 문제점이 일거에 해결된다. 동시에 사물의 숨겨진 구조를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검증기(verification)

문제 해결을 재차 확인해보고 비슷한 상황에 적용시켜보는 과정이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원리에 대한 그의 통찰을 검증하는 데 거의 10여년을 보내야 했다. 이처럼 검증과정은 시간이 걸리고 힘들다. 이러한 검증이 끝나야 비로소 해결방법은 햇빛을 보게 된다.


책상에만 앉아 있어 보아야 문제해결 안된다

결국 어려운 문제일수록, 해결방법의 실마리조차 찾을 수 없는 문제일수록 그 문제에만 매달려서는 해결방법을 찾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된다. 특히 문제가 창의적일수록 그 문제에만 전적으로 매달렸다가는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문제해결의 막다른 통로에 부딪혔다는 생각이 들면 놀아라. 그것도 그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방식으로 마음껏 놀아라. 노는 게 눈치 보인다면 문제와 전혀 관련 없는 책을 읽어라. 아니면 도서관에 가서 이 책 저 책을 뒤적여 보라. 책상 앞에 죽치고 앉아 있어 보아야 해결되지 않는다. 스트레스만 늘어날 뿐이다.
 


현재 심리학에서는 통찰이란 문제를 문제해결법으로 축소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축소시켜 놓아야 통찰에 조작적인 정의를 내려 실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 사람이 생각하는 통찰과는 거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통찰을, 시대를 앞서가는 통찰이라든지 미래를 읽는 통찰이라는 식으로 대단히 거창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위대하고 거창한 통찰도 많다. 하지만 그러한 통찰이란 기나긴 준비기와 부화기를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사소한 듯 보이는 통찰이 거듭되다보면 어느 때인가 갑자기 시대를 바꿀 수 있는 위대한 통찰의 순간이 당신을 찾아올지도 모른다.

출처 :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쉼터
글쓴이 : 아그네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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