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눈
시 : 多成/서귀순
그림 : 솔뫼/김성로
파닥이는 심장 한쪽 물에 담근 수초는
바람의 가슴을 보듬어 뒤척이다
잔물결 일렁임으로 수면 위를 걷는다
고요로 여울지던 시간의 소용돌이
가만 은물결 속삭임으로 깃을 털며
지나온 발자국 살포시 지워낸다
고뇌가 만들어 낸 무형의 틀에 갇힌 침묵
절대 고독 그 감출 수 없었던 속내여
조근조근 나이테 그리는 시간의 그림자
자맥질하듯 침잠하는
수면 위를 거니는 소리없는 아우성이여
눈빛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물 위에 혼절한 넓고 깊은 숨은 내력
불면의 기억 되뇌이는 마음바다여
저무는 깊이만큼 하늘빛도 깊어가던
안온하리만큼 물비늘로 번지는 고요여
길 아닌 길 홀로가며 그가
여린 손끝으로 팽팽히 실핏줄을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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