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시 : 강인한
그림 : 김성로
1
괴로운 빛깔을랑
가슴으로 문지르자.
찢기운 나랫자락
강물은 굽이 흘러
나비의 나랫짓 위에
선연한 종, 종소리.
2
차라리 한 그루의
나무로나 서볼거나.
나비가 내다보는
가슴 안의 바람 속을
피 먹은 울음빛으로
떠오르는 산하(山河)여.
3
별들이 물에 잠긴
잿빛 강물 굽이에는
꽃내음 흩뿌려져
촉수마다 젖는 비원(悲願).
뒹구는 탄피(彈皮)의 울음
한결 맑은 사랑아.
4
눈 멀은 땅이런가
울음빛 타는 하늘.
울려라, 종을 울려
기폭인 양 퍼덕여라.
해와 달 흐르는 강을
강을 넘는 나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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