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서(書)
시 : 多成 서귀순
그림 : 솔뫼 김성로
뒤척이는 영혼 일어선 자리
밑그림 하나 그려집니다
걸어온 길만큼 지나온 시간만큼
자아를 괴롭히던 강박관념
돌아보면 아슬한 생이 머물던 자리
알알이 만져지는 가슴 저림이여
생은 상처뿐인 허상 깊음도 죄가 되는가
표정없는 삶의 무게 짊어지고
얼마나 더 먼 길을 걸어야
생의 이정표 하나 바로 세울 수 있을까
원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요동치듯 꿈틀대는 고요 안아본다
멍에처럼 짊어진 고뇌와 번민
생의 길목 억눌렀던 견고한 결박이 풀리고 있다
낭창이듯 내딛는 신비의 나이테 감옥이여
비밀의 통로에 갇힌 밀봉된 생의 산실이여
한점 바람처럼 떠도는 생의 화두를 안고
범주를 벗어나 세월의 뒤안을 서성이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의 덫이여
팽팽히 당겨지는 허공 한 채
멈춰선 침묵의 눈빛 초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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