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실루엣 ♣
시 : 多成/서귀순
그림 : 솔뫼 김성로
머리 위로 내려앉은 햇살마저
발그레 볼을 붉히는 계절
자박이는 가을 속을 홀로 거닐며
가슴 시리도록 고운 물 들여봅니다
그윽하니 오색 물결 넘실대는 거리에는
수줍음에 몸부림하던 눈빛도
정겨운 미소 건네오던 발걸음도
숙명인 양 속절없이 지고 있습니다
발갛토록 타오르다
바스락 한 줌 낙엽이 된 후에야 그는 알리라
뒤척이는 몸짓이 얼마나 애처로운지를
아픔조차 기억 속에 묻어두고
눈물 섞은 뒤척임 몇 번에
흐느끼듯 시름마저 묻어 버린다는 것을
발걸음 접어든 귀로의 뒷모습 속에는
버리고 비우는 일조차 부질없음에
시간의 그림자 등진 채
눈빛 고독의 뒤안을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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