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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지난 가을 (I) / 박정연

                   

 

 

지난 가을 (I)


              시 : 박정연

            그림 : 김성로



지나간 것들은 다 그립다

한 번 떠나간 사랑과

속절없이 가버린 시절

보고 싶은 얼굴들...


한 여름 무성한 푸르름도

어느 순간 야위어

지난 날 자유로운 풍류가

걸어 온 인생길 살피어 주니


이제 그 화려함을 잃어가는

떨어져 구르는 낙엽의

상처마저도 향기로운

지나간 시간은 다 소중하다


지금 이 순간

추억과 꿈들은 늘 마주하기에

나를 스쳐간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건


아직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 할 이유와

사랑 나눌 여유가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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