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時空)
시 : 고 창 수
그림 : 김 성 로
1
시공은 내 피 속에
늘 흘러가지요.
때론 내장 속에
소화되기도 하지요.
때론 내 얼굴에
심한 경련도 일으키고
입 밖으로 토해지기도 하지요.
시공은 밖에서 사람 속으로
밀어닥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의 존재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밖으로 각혈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베갯머리에 강물 소리가 들릴 때면
그건 분명 시공일 테지요.
2
우리 안에 어떤 진공상태가 있다.
우리 존재 속에서
늘 무언가를 앗아간다.
사람들은 그게 바로
존재 속에 도사리고 있는
무명 또는 깨달음이라고 한다.
우리는
축제로, 가야금 가락으로
심오한 사색으로
시로, 편지로
또는 끓는 녹차로
그 공백을 메우려고 한다.
그 공백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솔뫼 김성로 사이버갤러리 : http://people.artmusee.com/ksm416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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