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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그림과 시(picture poem)

후조 / 박현웅

                           

 

 

후조候鳥 


                시 : 박현웅

               그림 : 김성로

  


돌아오기 위해 떠나고

떠나기 위해 돌아오는 날개에는

고통의 살비듬이 켜켜이 날마다,

날마다 그렇게 삶이 부서진다

  

허공의 목숨으로 간직한

그 무엇이 보이지 않아도

기다림이 덜컥 다가서지 않는 한

바람 뒤로 시린 발을 가지런히 모아야한다

때가되면 그 곳에 닿으리라

  

높은 어둠 속의 그대

그대의 날개에

우리들의 행복한 계절이 펄럭이나니

초롱초롱한 별을 디디며

거울같이 맑은 달 속으로만 날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