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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여행,사진,글,기타(trip)

3월의 어느날

3월의 하루(3/4)

 

안개주의보

거의 항상 안개가 끼는 임진강변이지만

오늘은 안개주의보까지 발령되었다.

 

집을 나서는 길

안개속에서 전설의 성처럼 아파트가 웅크리고 있다.

 

 임진강변의 37번 국도는 안개에 가려져 앞이 보이질 않는다.

 

 

 학교에 도착하니 나뭇가지에 하얀 서리꽃이 피었다.

 

 

 서리꽃

 

 손 끝에 달라붙어

 이제

 눈부시게 빛나는 서리는

 간밤 추위속에서

 이를 앙다물고 버틴 나의 인내다.

 

 해가 솟으면 녹아내리겠지만

 나는 아직도

 눈물겨운채 버티고 있다.

 

 가까이 다가오지 마렴

 너의 입김도 나에겐 단지

 차가운 서리일 뿐이란다.

 

 신비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서리가 아니라

 봄을 맞이하는 나의 마지막 인고의 결정체란다.

 

 

 

 그리고

 나무 둥치에 남아있는 잔설

 

 자두나무 뒤로 보이는 것은

 30여년 전에 군부대에서 사용하던 건물이다.

 이제는 어유중학교 기술실로 사용되고있다.

 

 날이 저문다.

 

 팥배나무 가지 사이로

 붉은 노을이 퍼지고 있다.

 이제 나도

 집으로 가야한다.

 

 산 능선의 겨울나무는 겨우내 말없이 임진강을 내려다 보고 있다.

 

 

 나뭇가지가 뻗는 것은

 딱딱한 껍질을 째고 나오는

 여린 싹들의 힘이다.

그리고

이렇게 힘차게 뻗어있다.

보이는가?

작은 가지의 꿈틀거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