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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어유문학제

기도 / 김영주

                         

 

 

기 도

           

                시 : 김영주[가시미로]

             그림 : 솔뫼 김성로

      

                            

창밖으로 가득히 

밤눈 내리는 먼 길에

어머니, 이제는 

등불을 밝혀 주십시오

 

세상이 힘들기도 하여 

문득, 외롭고 쓸쓸하기도 하여

처마끝에 매달아 놓은

투명한 시간들 속에서

 

잠들지 못하는 눈망울

여리게 울먹이는 심장을

어머니, 당신의

자애로운 미소로 감싸 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이 계신 곳에 시선을 보내고 있는

온기 없는 곳의 숨 막히는 영혼들에게도

끊임없이 분분한 은총을 주소서

 

온화하신 당신의 품안에 안기어

실컷 울고 싶은 겨울 밤

고행처럼 머나 먼 곳에서 불어오는

끝 모를 쓸쓸함에 대하여서도 

 

어머니, 자비하심으로

당신께 드리는 간절한 기도를

조금만, 아주 조금씩만

헤아려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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