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적막 - 바람의 칸타타. 84
시 : 송문헌
그림 : 김성로
1.
마음 닦아 깨달음에 이르는 길
몸의 수행은 마음 수행과 맞닿아있는가
몇날 며칠 겨울을 등지고 면벽하고 앉은 사람들
그들의 화두는 무엇일까
체감온도 영하 30도
태백 천제단, 은백색 철쭉 밭을 내려서면
시퍼렇게 얼어붙은 하늘 절벽에
눈 더미 뒤집어 쓴 망경사가 웅크리고 앉아있네
2.
산정에 우는 바람이여,
산짐승들은 시키지 않아도 제 길을 익혀서 가고
차디찬 기억, 깊고 먼 시간 속으로 산은 걸어서
언제 다시 봄에 이르를 것인가
공양주 보살 마지 올리다 귀 기우리면
맛있는 내음 들리는 한겨울 모퉁이
비척비척 산을 내려서는 등짐 가벼운 걸음걸음
희디흰 태백 설산은 견고한 적막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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