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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평론, 작품감상(review )

[스크랩] 임을 위한 행진곡 / 淸 河장지현

 

 

임을 위한 행진곡 / 淸 河장지현

                          그림 /김성로



소소리바람이 살 속을 파고들 듯이

임의 채취는 영혼 속으로 들어와

마주잡는 섬섬옥수 살갗을 미끄럼 타고

생애의 뜨거운 열정 다 못 함이

묵은 체증처럼 기를 막는 안타까움

더 깊은 늪으로 내몬다.


삶과 죽음은 한길에 놓여 있듯이

찰나 같은 삶 속의 근기

떨치지 못한 중생의 욕망은 업 () 을 쌓고

또 다른 업을 이끌어 저 높은 산 같은 이승의 연은

내가 있어 네가 있는 것처럼

한 가지 발원이었을 것을......,


피다진 꽃잎처럼 미완으로 가는 길

그물망 같은 날실을 풀어헤쳐

한 코 한 코 기억 저편으로 매듭을 다시 풀어도

언젠간 또 다른 매듭으로 엮일 연의 고리는

무풍에도 휘날리는 깃발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은 묵언을 꿰뚫어라


못 다한 이야기는 침묵으로 휘감아

이심전심 몹쓸 것 같은 마음을 지나

아장사리 같이 헤일 수 없는 돌조각

산허리를 감아 도는 운무의 깊은 침묵처럼

무량겁 혜랑 할 수 없는 여운만이 춤추는

저 우주의 한가온데 함께 돌고 돌아가는 길이라



출처 : 동인문학 물레야
글쓴이 : 淸河 장지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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